두산 베어스 내야수 안재석. 두산 베어스 제공.
2021 KBO리그 초반은 2002년생 투수들 ‘왼쪽 어깨 싸움’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의리(KIA 타이거즈), 김진욱(롯데 자이언츠), 이승현(삼성 라이온즈) 등이 배짱 있는 투구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라운드 위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월드컵둥이’는 이들만이 아니다. 안재석(두산 베어스), 이영빈(LG 트윈스), 김휘집(키움 히어로즈)을 비롯해 나승엽(롯데 자이언츠)까지 기존 선배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새내기 야수들의 활약에 올해 신인왕 싸움도 막판까지 치열할 전망이다.
안재석은 신인 유격수지만 김태형 두산 감독이 “수비, 주력, 콘택트 능력을 고루 갖춘 신인답지 않은 선수”라고 칭찬할 정도로 ‘완성형’에 가깝다. 타석에서도 상대 투수에게 주눅들지 않아 곧잘 안타를 뽑아낸다. 28일 현재 타율은 0.291(110타수 32안타). 이동현 〈에스비에스(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안재석은 내야가 탄탄한 두산에서 시작해서 김재호, 허경민 등 모티브로 삼을 만한 선배들이 있다. 팀 사정상 기회를 잘 잡으면 잘 클 것 같다”고 했다.
엘지 트윈스 내야수 이영빈. 엘지 트윈스 제공
반달곰 옆집 쌍둥이네 내야에는 주전 2루수 정주현을 위협할 이영빈이 나타났다. 수비는 다소 불안(실책 3개)하지만 방망이가 좋다. 지난 주말 이틀 동안 5안타(8타수)를 쓸어담는 등 시즌 타율이 0.407(27타수 11안타). 팀 타율 8위(0.255)의 엘지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영빈은 캠프 때 오지환이 자신의 글러브를 줄 정도로 선배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김휘집. 키움 히어로즈 제공
스프링캠프 기간 홍원기 키움 감독이 ‘찜’ 했던 김휘집 또한 지난 16일 엔트리에 처음 등록된 뒤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풋워크가 좋고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최강점이다. 홍원기 감독은 “기대를 많이 했는데, 2군에서 준비를 잘했다”면서 “야구에 관한 애정이 특별하다. 어린 나이답지 않게 진중하다“고 했다. 키움에는 김휘집 외에 또 다른 2002년생, 이주형이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27일 고척 기아전)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주형은 퓨처스리그에서 OPS(출루율+장타율)가 0.829에 이르러 1군 부름을 받았다.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나승엽. 롯데 자이언츠 제공
래리 서튼 감독 부임 직후 1군에 콜업된 나승엽은 5월(타율 0.268)보다는 페이스가 떨어졌지만 조금씩 1군에 적응하는 모습이다. 만루 때 3타수 2안타를 기록하는 등 득점 찬스에서 전혀 위축되지 않는다. 롯데의 리빌딩 기조에 맞춰 나승엽은 올해 경험치를 충분히 쌓을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이동현 해설위원은 “나승엽에게 수비 부담이 적은 1루를 맡기고 공격력을 극대화해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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