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브라이언 스니커 감독이 3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7-0으로 승리한 뒤 커미셔너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휴스턴/UPI 연합뉴스
2021년 메이저리그 모든 야구가 끝이 났다. 미국 동서부 팀들의 맞대결이 성사된 이번 월드시리즈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창단 네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애틀랜타는 시리즈 5차전을 패하면서 휴스턴 원정길에 나섰지만, 곧바로 6차전에 승리하고 우승을 확정 지었다. 시리즈 전적 4승2패. 1995년 이후 26년 만의 우승이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애틀랜타는 철저히 언더독이었다. 〈이에스피엔〉(ESPN)은 애틀랜타의 월드시리즈 우승 확률을 7.4%로 예측했다. 보스턴(6.3%) 다음으로 낮은 팀이었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엘에이(LA) 다저스의 승리를 예상한 전문가가 압도적(11-2)으로 많았고, 월드시리즈 역시 휴스턴의 우승을 내다본 전문가들(12-3)이 훨씬 많았다.
애틀랜타는 대다수의 예상을 무너뜨렸다. 야구가 반드시 확률적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전력상 열세였던 시리즈에서 단 한 번도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다.
이번 월드시리즈는 휴스턴의 타선과 애틀랜타의 마운드 싸움으로 압축됐다. 치열할 것으로 보였던 창과 방패의 대결은 생각보다 한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애틀랜타는 1선발 찰리 모튼이 1차전에서 불의의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여전히 견고한 마운드를 과시했다.
이안 앤더슨은 3차전 선발 투수로 나와 5이닝 노히터를 기록했고, 맥스 프리드도 2차전에서의 부진(5이닝 6실점)을 6차전 6이닝 무실점으로 지워냈다. 여기에 이번 포스트시즌 맹활약했던 좌완 불펜 트리오(A J 민터, 타일러 마첵, 윌 스미스)가 월드시리즈에서도 든든하게 뒷문을 지켜줬다. 야구는 투수 놀음, 단기전은 불펜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말이 다시 증명됐다.
타선도 마운드를 뒷받침했다. 단기전에서 홈런은 분위기를 지배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애틀랜타가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11개의 홈런을 합작한 반면, 휴스턴 타선은 시리즈 홈런이 단 하나에 그쳤다. 타선의 파괴력도 애틀랜타가 우위를 점한 것이다. 특히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호르헤 솔레어는 승부처에서 홈런 세 방을 쏘아 올렸다. 정규시즌 타율이 0.223에 불과했던 솔레어는 시리즈 6경기에서 20타수 6안타(0.300) 맹타를 휘둘렀다. 시리즈를 지배한 선수가 애틀랜타에는 있었고, 휴스턴에는 끝내 나오지 않았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선수들이 3일(한국시각) 2021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뒤 팬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휴스턴/유에스에이투데이스포츠 연합뉴스
애틀랜타의 우승은 위기를 극복하고 이룬 쾌거였다. 애틀랜타는 투타의 핵심 마이크 소로카와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하지만 알렉스 앤소폴로스 애틀랜타 사장은 낙심하지 않았다. 오히려 재빨리 움직여 전력을 보강했다. 당시 앤소폴로스 사장이 데려온 선수들이 월드시리즈 엠브이피 솔레어, 챔피언십시리즈 엠브이피 에디 로사리오였다. 프런트의 빠른 대처는 선수들에게도 동기부여를 심어줬다. 여전히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8월 첫날까지 5할 승률과 싸웠던 애틀랜타는 트레이드 작업이 끝난 기점으로 무시무시한 질주를 했다. 8월2일 이후의 성적(36승18패)은 다저스(42승13패)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41승16패)에 이어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결과적으로 애틀랜타는 샌프란시스코를 따돌린 다저스를 꺾었고, 월드시리즈에서 당당히 우승을 만들어냈다.
우승 자격이 있는 이번 시즌 가장 강한 팀이었다.
이창섭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pbbless@naver.com">
pbble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