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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못 보던 ‘신세계’ 됐네…SSG 야구 달라진 까닭은?

등록 2022-04-14 18:16수정 2022-04-15 02:39

개막 10연승으로 1위 질주 분석
에스에스지 랜더스 선수들이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엘지 트윈스와 경기에서 승리하며 10연승을 거둔 뒤 그라운드에서 자축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스에스지 랜더스 선수들이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엘지 트윈스와 경기에서 승리하며 10연승을 거둔 뒤 그라운드에서 자축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2 KBO리그 에스에스지(SSG) 랜더스의 초반 상승세가 아주 매섭다. ‘정중동의 리더십’을 자랑하는 김원형 감독의 지휘 아래 투타 밸런스를 이루면서 리그 1위를 질주 중이다. ‘에스케이(SK) 와이번스’ 이름으로 마지막 해(2020년)에 9위, 랜더스 옷을 처음 입은 2021년 6위에 그쳤던 에스에스지의 초반 무한 질주는 어디에서 기인할까.

‘KK’ 김광현 합류 효과

 에스에스지는 지난해 부진과 부상으로 선발 마운드 붕괴를 겪었다. 팀 내 최다승이 8승(윌머 폰트)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폰트(32)가 건재한 가운데 메이저리그 통산 90승의 이반 노바(35)가 새롭게 합류했다. 3월에는 ‘현역 메이저리거’ 신분의 김광현(34)이 깜짝 복귀했다.

김재현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김광현이 돌아오면서 투수 쪽에 리더가 생겼다. 마운드가 안정되면서 타이트한 경기를 잡고 있다”고 했다. 심재학 〈엠비씨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김)광현이 때문에 에스에스지 투수들은 ‘든든한 형’이 뒤를 받쳐주는 느낌이 들 것이다. 젊은 투수들의 자신감이 더 생겼고, 야수들 또한 마운드가 탄탄해지니까 어느 정도 점수를 뽑으면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김광현 뿐만 아니라 롯데 자이언츠에서 방출돼 에스에스지에 둥지를 튼 노경은(38)이 기대 이상으로 활약해 주고 있는 것이 크다. 노경은은 2경기 선발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0.82를 기록 중이다.

지난 3월 4년 151억원의 계약으로 SSG 랜더스로 돌아온 김광현. SSG 랜더스 제공
지난 3월 4년 151억원의 계약으로 SSG 랜더스로 돌아온 김광현. SSG 랜더스 제공

신구 조화의 타선

 에스에스지 타선은 지난해에도 나쁘지 않았다. 홈런 1위(185개) 팀이었다. 팀 타율은 5위(0.261). ‘출루 머신’ 추신수(40)와 ‘홈런 공장장’ 최정(35)이 더그아웃 분위기를 이끌면서 투수진 붕괴에도 시즌 마지막 날까지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을 했다.

올해는 자신의 루틴을 찾은 한유섬(33)의 방망이가 시즌 초부터 쉼 없이 돌아가고, 지난해 가능성을 보인 최지훈(25), 박성한(24)이 한 단계 더 도약했다. 심재학 해설위원은 “한유섬이 올해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많아졌다. 타구 스피드가 빨라져 수비 시프트마저 뚫어내고 있다”고 했다. 외국인 타자 케빈 크론(29)이 시범경기 부진을 딛고 정규리그에서 장타력을 뽐내고 있는 것도 크다. 김재현 해설위원은 “크론이 시범경기 때와는 달리 변화구를 받아치기 시작하면서 공격력이 좋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에스에스지 랜더스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11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신세계이마트배 고교야구 결승 장충고와 천안북일고의 경기에 앞서 시구를 하고 있는 모습. 신세계이마트배는 고교 야구 최초로 우승 상금이 걸린 대회였다. SSG 랜더스 제공
에스에스지 랜더스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11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신세계이마트배 고교야구 결승 장충고와 천안북일고의 경기에 앞서 시구를 하고 있는 모습. 신세계이마트배는 고교 야구 최초로 우승 상금이 걸린 대회였다. SSG 랜더스 제공

정용진 구단주의 스킨십

 정용진 구단주(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야구 사랑도 선수단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정 구단주는 비시즌 때 선수들을 쿠킹 스튜디오에 초대해 요리를 해주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스토브리그 때는 재활 중인 박종훈, 문승원을 비롯해 한유섬에게 아낌없는 투자(비 FA 다년계약)를 했다. 안방구장인 에스에스지랜더스필드 클럽하우스를 메이저리그식으로 리모델링(공사비 40억원)하기도 했다.

심재학 해설위원은 “고 구본무 엘지 그룹 회장의 경우 생전에 엘지 선수들과 윷놀이도 함께 하시고 전지훈련장에서 맥주도 한 잔씩 하셨다. 구 회장 이후 그런 문화가 있는 팀이 없었는데 정용진 구단주가 지금 하고 있다”면서 “돈 투자도 중요하지만 오너의 스킨십은 선수들에게 돈으로 따질 수 없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다. 에스에스지 초반 상승세에 정 구단주의 관심도 무시 못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에스에스지가 더욱 무서운 것은 아직 필승의 선발 카드(박종훈, 문승원)를 꺼내지 않았다는 점이다. 김원형 감독은 개막 전 이들이 돌아오는 6월까지 5할 승률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기도 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똘똘 뭉치면서 김 감독의 계획은 수정되고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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