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야구·MLB

160㎞ 속구·150㎞ 포크볼 맘껏 제구…“현재 지구상 최고 투수”

등록 2022-04-28 06:35수정 2022-04-28 10:08

[스포츠 통] ‘퍼펙트 맨’ 사사키 로키 분석
올 시즌 124타자 상대 삼진 60개
피안타율 0.112…사사구는 8개뿐
“190㎝ 키에 이상적 폼과 밸런스”
왼발 크게 드는 폼 부상 우려 속
소속팀 지바 롯데, 어깨 보호 심혈
지바 롯데 마린스의 사사키 로키. 연합뉴스
지바 롯데 마린스의 사사키 로키. 연합뉴스

2015 프리미어12 때 야구 대표팀은 닛폰햄 파이터스 소속이던 오타니 쇼헤이(LA 에이절스)에게 절절맸다. 당시 대표팀 주장이었던 정근우(은퇴)는 “속구 구속이 빠른 데다 공을 놓는 타점 또한 높아서 더 치기 어려웠다. 마치 공이 꼭대기에서 떨어지는 느낌이었고 결정구인 포크볼도 지금까지는 볼 수 없던 공이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런데 일본프로야구(NPB)에 오타니를 넘어선다는 평가를 받는 투수가 나타났다. 미국프로야구 한 스카우팅 리포트에도 “현재 지구상 최고 투수”라고 적혀 있다는 사사키 로키(21·지바 롯데 마린스)가 그 주인공이다. 52타자 연속 범타 처리(17⅓이닝 퍼펙트 투구) 등 그의 공은 가히 언터처블이다. 올 시즌 124타자를 상대하면서 삼진을 60개나 잡아냈다. 사사구는 8개, 피안타율은 0.112. 현재 일본에 머물고 있는 최일언 전 대표팀 투수코치는 “일본 타자들은 커트 능력이 좋아서 삼진을 잘 안 당하는 데 사사키 공에는 다 당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 최연소 퍼펙트경기(10일 오릭스전·NPB 통산 16번째)로 존재감을 알린 사사키는 평균 시속 160㎞의 강속구와 최고 시속 150㎞의 포크볼을 던진다. 슬라이더와 커브도 수준급이다. 강속구 투수는 자칫 제구가 흔들릴 수 있는데 사사키는 아니다. 김성근 소프트뱅크 호크스 코치고문은 〈한겨레〉와 한 국제통화에서 “공이 빠른데 제구력이 없는 것은 밸런스의 문제”라고 전제한 뒤 “사사키는 투수로서는 가장 이상적 폼을 지녔다. 큰 키(190㎝)에서 백스윙이 큰 폼으로 던지는데도 밸런스가 좋고 폼에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다”고 했다. 최일언 코치 또한 “고교 졸업 때 이미 밸런스 등이 잡혀 있던 것 같다”면서 “공이 빠를 뿐만 아니라 회전수까지 엄청나다”고 했다.

지바 롯데 마린스의 사사키 로키가 24일 오릭스 버펄로스전 5회말 2사 2루서 소오 유우마를 상대했던 투구 모습. 1구 속구를 던진 뒤 내리 포크볼로 상대해 헛스윙 삼진을 유도해냈다. 야후 재팬 갈무리
지바 롯데 마린스의 사사키 로키가 24일 오릭스 버펄로스전 5회말 2사 2루서 소오 유우마를 상대했던 투구 모습. 1구 속구를 던진 뒤 내리 포크볼로 상대해 헛스윙 삼진을 유도해냈다. 야후 재팬 갈무리

미국 〈시비에스(CBS)스포츠〉는 최근 등판했던 경기(24일 오릭스 버펄로스전)의 사사키 속구에 대해 “평균 구속은 시속 99.5마일(160㎞) 이상이 찍혔고 19.8인치(50.29㎝)의 수직 브레이크와 15.4인치(39.12㎝)의 수평 브레이크를 기록했다. 이는 매우 뛰어나고 나오기 어려운 조합”이라고 평가했다. 공이 빠른 데다가 무브먼트까지 좋다는 뜻이다.

사사키는 2020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바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계약금은 1억엔, 연봉은 1600만엔. 오후나토고교 1학년 때 이미 시속 160㎞의 공을 던졌고 3학년 때 시속 163㎞의 공을 포수 미트에 꽂아넣었다. 사사키가 더욱 주목받은 것은 그에게 야구를 가르쳐준 아버지를 2011년 동일본 지진으로 잃었기 때문. 사사키는 프로 입단 때 “아버지와 캐치볼을 하면서 야구의 즐거움을 알았다. 프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돌아가신) 아버지께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사사키를 품은 지바 롯데는 절대 서두르지 않았다. 10대의 사사키는 육체적으로 성장 과정에 있었기 때문. 김성근 코치고문은 “사사키는 팔 스피드가 빠른데 그 스피드로 던지면 팔이 못 견딘다. 빠른 스피드를 견딜 수 있는 팔 근육을 2년간 만들어 왔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김 코치고문은 이어 “일본에서도 처음에는 ‘기술이 먼저지, 체력이 먼저냐’ 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야구할) 몸을 우선시하게 되면서 몸이 된 다음에 하나씩 하나씩 만들어 가더라”고 했다.

일본 현지 전문가들은 포크볼 구사 빈도수와 왼발을 크게 들어 올리는 투구 폼 때문에 사사키의 부상 위험을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일언 코치는 “포크볼 때문이 아니라 잘못된 투구폼 때문에 부상이 오는 것”이라면서 “사사키는 고관절이나 어깨 관절이 엄청 부드럽다”고 했다.

사사키가 고교 때 그나마 혹사를 피한 것도 꽤 희망적이다. 그는 2019년 여름 고시엔 지역 예선 결승전 때 등판하지 않았다. 고쿠보 요헤이 오후나토교 감독의 결단이었다. 사사키는 준결승까지 435개의 공을 던졌고 팔꿈치 통증까지 호소하고 있었다. 사사키가 결장하면서 오후나토교는 결승전에서 패해 고시엔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고시엔이 ‘꿈의 무대’로 불리는 만큼 고쿠보 감독의 결정은 당시 엄청난 비난을 받았으나 결과적으로 사사키의 어깨를 보호하는 계기가 됐다. 최일언 코치는 “고쿠보 감독의 지인이 대학에서 스포츠 통계학을 가르친다고 한다. 그래서 10대의 몸에 대해 조언을 많이 들었다고 한다”고 했다.

지바 롯데 또한 고쿠보 감독처럼 사사키 어깨 보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올해 1주일 간격으로 선발 등판했다. 17일 닛폰햄전에서 퍼펙트 투구를 이어가던 사사키를 투구수(102개)를 이유로 내린 것 또한 같은 이유에서다. 별다른 부상이 없는데도 24일 경기 뒤에는 1군에서 말소해 누적된 피로를 풀 수 있게 해줬다.

사사키의 등 번호는 17번. “시속 170㎞를 던져봤으면 좋겠다”는 꿈을 담았다. 일본프로야구 최고 구속은 2016년 오타니가 세운 시속 165㎞. 지바 롯데 구단의 철저한 관리 아래 사사키는 일본프로야구의 또 다른 역사를 바꿀 준비를 하고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작년 KS 1차전 ‘데자뷔’…KT, ‘고·문 승리 공식’ 또 통했다 1.

작년 KS 1차전 ‘데자뷔’…KT, ‘고·문 승리 공식’ 또 통했다

LG 이긴 ‘KT 마법’…준PO 1차전 승자, 10년간 PO 진출 100% 2.

LG 이긴 ‘KT 마법’…준PO 1차전 승자, 10년간 PO 진출 100%

2024 KBO리그 ‘가을야구’ 일정 나왔다 3.

2024 KBO리그 ‘가을야구’ 일정 나왔다

변상일 9단, LG배 2년 연속 결승행…커제와 ‘왕위 다툼’ 4.

변상일 9단, LG배 2년 연속 결승행…커제와 ‘왕위 다툼’

황재균, 메이저리그 첫 안타가 결승홈런…화려한 데뷔전 5.

황재균, 메이저리그 첫 안타가 결승홈런…화려한 데뷔전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