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매든 엘에이 에인절스 감독(왼쪽)이 7일(한국시각) 열린 2022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 경기에서 심판에게 항의하는 모습. 애너하임/AP 연합뉴스
메이저리그(MLB)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이번에는 조 매든(68) 엘에이(LA) 에인절스 감독이 전격 경질됐다. 지난 4일 조 지라디 필라델피아 필리스 감독이 중도 해임된 뒤 4일 만이다.
에인절스 구단은 8일(한국시각) 기자회견을 통해 “매든 감독을 해임하고 필 네빈 3루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에인절스는 12연패에 빠지면서 승률(27승29패)이 5할 밑으로 떨어진 상태다. 지난 5월16일까지는 24승13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위를 달렸으나 이후 3승16패의 처참한 성적을 거뒀다. 8일 현재 1위 휴스턴 애스트로스(36승20패)에 9경기 차 뒤진 지구 2위다.
페리 미나시안 에인절스 단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3주 전에는 결코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지만 감독을 교체하는 것이 현 상황에서는 구단에 가장 필요한 일이라고 판단했다”면서 “매든 감독을 사랑하고 또 사랑하기 때문에 너무 힘든 결정이었으나 (감독 경질이) 구단을 위한 최선의 길이었다”고 밝혔다.
매든 감독은 탬파베이 레이스와 시카고 컵스 등을 거쳐 2020시즌부터 친정과도 같은 에인절스를 지휘했다. 선수 시절 에인절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선수와 코치로 19년을 뛰었고, 1996년과 1999년에는 잠깐 에인절스 감독대행을 맡기도 했었다. 그가 에인절스에서 보낸 시간만 34년. 올해가 계약 마지막 해였고, 에인절스 감독으로서 성적은 130승 148패. 그는 2016년 108년 묵은 ‘염소의 저주’를 깨면서 컵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끄는 등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382승 1216패의 성적을 거뒀다.
매든 감독은 〈디 애슬레틱〉과 한 인터뷰에서 “단장과 좋은 협력 관계에 있다고 믿었다. 코치나 선수와 관계도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면서 “연패의 원인에 대해 너무 쉽게 지적하는 사람이 있다. 연패는 비단 한 사람 때문에 당하는 게 아니다. 선수들 컨디션이 회복되고 승을 다시 쌓아가야 했으나 기회가 없었다”고 했다.
엠엘비닷컴에 따르면 매든 감독 대신 에인절스 지휘봉을 맡게 된 네빈 감독대행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선수 시절 드래프트 1순위로 지명됐던 사령탑이 됐다. 그는 은퇴 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뉴욕 양키스에서 코치 생활을 했고 에인절스에 몸담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올 시즌 끝까지 팀을 이끌게 된 네빈 감독대행은 “팀을 지휘할 기회를 갖고 싶기는 했지만 이는 내가 원하고 상상했던 방식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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