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엘지(LG) 트윈스와 경기에서 6회말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더그아웃으로 향하던 중 입에 마우스피스를 물고 관중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양현종은 이날 6이닝 무실점 투구를 보여줬다. 연합뉴스
시즌 초반엔 ‘양 크라이(Cry)’였다. 4경기 평균자책점이 1.44인데도 야수 실책 등이 겹치면서 승을 하나도 못 땄다. 팀 성적 또한 좋지 못했다. 하지만 5번째 등판에서 복귀 첫 승을 올리더니 이후에는 ‘대투수’답게 승승장구 중이다. 기록은 누적돼 점점 KBO리그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양현종(34·KIA 타이거즈) 얘기다.
양현종은 12일 잠실 엘지(LG) 트윈스전 선발 등판(6이닝 무실점)을 끝으로 전반기 투구를 마쳤다. 전반기 그의 성적은 18경기 선발 등판, 8승4패 평균자책점 2.97. 선발 로테이션을 한 차례도 거르지 않으면서 106이닝을 투구(경기당 평균 5⅔이닝)했고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투구)도 12차례나 했다. 기아의 외국인 투수들이 부진을 거듭하는 가운데 실질적으로 팀 에이스 역할을 해냈던 양현종이다.
미국 진출 직전 시즌인 2020년 성적(11승10패 평균자책점 4.70)과 밋밋했던 미국프로야구 활약상을 생각하면 우려의 시선이 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스스로 건재를 과시하면서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에 2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통산 155승의 양현종은 후반기에 6승을 더하면 정민철 한화 이글스 단장(161승·2위)과 통산 승수에서 어깨를 나란히 한다. 그는 이미 타이거즈 선배이기도 한 이강철 케이티 위즈 감독의 통산 승수(152승)를 넘어섰다. 양현종은 엘지전에서 탈삼진 3개를 엮어내며 이강철 감독(1751개)을 밀어내고 통산 탈삼진 부문 2위(1752개)로 올라섰다. 통산 다승, 탈삼진 1위는 모두 송진우 전 한화 투수 코치(통산 210승, 탈삼진 2048개)가 보유 중이다.
양현종은 전반기 마지막 등판을 끝낸 뒤 “최근 길게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고 내려오는 경기가 많았다. 불펜진에 많이 미안했는데 앞으로는 이닝을 길게 가야 한다”며 “8월이 중요하다. 가장 더운 날씨에 그동안 준비했던 게 나오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그만큼 체력적으로 준비돼 있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양현종은 3년 만에 열리는 올스타전(16일·잠실야구장)에서 나눔팀 선발 투수로 나서 드림팀 김광현(SSG 랜더스)과 좌완 선발 맞대결을 벌이게 된다. 선발 투수로는 최초로 올스타 팬 투표 최다 득표(141만3722표)의 영예도 안은 양현종은 “투표 1위를 한 만큼 이벤트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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