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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범 주니어’부터 ‘조선의 4번타자’ 굿바이 절까지…특별했던 야구 축제

등록 2022-07-16 23:24수정 2022-07-16 23:31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린 프로야구 올스타전
김태군은 임금님 복장으로 타석 등장
김광현은 대상포진에도 선발로 등판
‘미스터 올스타’는 한화 정은원 차지
연장 승부치기 끝에 나눔 팀 6-3 승리
한화 이글스 정은원(나눔 팀)이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올스타전 연장 10회초 2사 2, 3루에서 3점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정은원은 만장일치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 정은원(나눔 팀)이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올스타전 연장 10회초 2사 2, 3루에서 3점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정은원은 만장일치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연합뉴스

16일 잠실야구장에서 3년 만에 열린 KBO리그 ‘대면’ 올스타전. 일찌감치 표는 매진(2만3750명)이 됐다. 같은 날 싸이 콘서트(잠실올림픽주경기장)가 겹쳐 잠실 일대 대혼란이 있었지만 팬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가득했다. 급작스러운 폭우가 쏟아져 경기 개시가 50분가량 지연됐으나 팬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선수들의 응원가를 열창하며 기다림의 시간을 보냈다. 데이비드 뷰캐넌(삼성)은 내야를 덮은 방수포 위에서 ‘빗물 슬라이딩’ 쇼를 보여주기도 했다. 축제의 날이었고, 팬들은 승패를 떠나 야구를 즐겼다.

선수들은 올스타전 ‘한정’ 낯선 모습으로 등장했다. 선발 투수 최초로 최다 득표의 영광을 안은 ‘대투수’ 양현종(KIA)은 등에 ‘최다 득표 감사’를 표기하고 호랑이 무늬 안경테까지 썼다. 이정후(키움)는 예고대로 레게 머리를 했다. 더불어 유니폼에 ‘이정후’가 아닌 ‘종범 주니어’를 영어로 표기했다. 이정후는 롤모델인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따라 레게 머리를 했고 타티스 주니어도 아버지에 이어 메이저리그 선수가 됐다. 이종범 현 엘지(LG) 트윈스 2군 감독은 이날 ‘KBO리그 레전드 40인’ 톱4에 뽑혀 식전 행사에 참여해 더 의미가 있었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가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올스타전 식전 행사 때 KBO 레전드 40인 중 TOP 4에 선정된 아버지 이종범 엘지 2군 감독에게 꽃다발을 전한 뒤 포옹하고 있다. 이정후는 이날 ‘종범 주니어’로 적힌 유니폼을 입고 출전했다. 연합뉴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가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올스타전 식전 행사 때 KBO 레전드 40인 중 TOP 4에 선정된 아버지 이종범 엘지 2군 감독에게 꽃다발을 전한 뒤 포옹하고 있다. 이정후는 이날 ‘종범 주니어’로 적힌 유니폼을 입고 출전했다. 연합뉴스

김태군(삼성)은 자신의 별명(태군마마)에 맞춰 용포를 입고 뒷짐을 진 채 타석에 들어서 눈길을 끌었다. 김태군은 경기 뒤 베스트 퍼포먼스 상을 받았다. 작은 키(163㎝)때문에 ‘지찬어린이’로 불리는 김지찬(삼성)은 귀여운 어린이 복장으로 팬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닉 마티니(NC)는 타석 전에 팀 동료 류친스키가 따라준 마티니(칵테일)를 한 잔 마시기도 했다.

삼성 라이온즈 김태군이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올스타전에서 임금님 복장을 하고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라이온즈 김태군이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올스타전에서 임금님 복장을 하고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팬들로부터 가장 큰 박수를 받은 이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롯데)였다. 전날 열린 홈런 레이스에서 우승(통산 3번째)을 차지한 이대호가 타석에 등장할 때마다 이대호를 향한 육성 응원가가 잠실야구장에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 그의 현역 마지막 올스타전 참가를 향한 팬들의 예우였다. 5회말이 끝난 뒤 이대호를 위한 특별한 행사도 마련됐다. 은퇴투어가 열렸는데,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대호에게 그의 활약이 담긴 액자를 선물했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올스타전에서 은퇴투어 행사를 진행하면서 팬들에게 큰절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올스타전에서 은퇴투어 행사를 진행하면서 팬들에게 큰절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대호는 “즐거웠고 행복했다. 남은 시간 최선을 다하겠다”며 눈물을 훔쳤다. ‘덕분에 감사했습니다’라는 문구를 유니폼에 새겨넣은 이대호는 이날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10회말 생애 마지막 올스타전 타석에서는 나눔 팀 마무리 고우석(LG)에게 삼진을 당한 뒤 엄지를 들어 올리기도 했다.

전반기 화려한 복귀식을 치렀던 김광현(SSG)은 대상 포진에도 팬 서비스를 위해 드림 팀 선발로 등판했다. 김광현은 1~2주 입원 치료를 권유 받았지만 “팬들의 성원을 무시할 수 없었다”고 했다. 김광현은 1회초 1실점을 한 뒤 2회초 소형준(KT)으로 교체됐다. 김광현은 3회말이 끝난 뒤 기아 팬들이 부상으로 올스타전에 참가하지 못한 소크라테스 응원가를 부르자 그라운드로 나와 팬들을 향해 사과(?)의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 소크라테스는 지난 2일 경기에서 김광현의 공에 맞아 코뼈가 부러졌다.

한편, KBO리그 40주년 올스타전의 ‘미스터 올스타’ 영광은 3-3이던 연장 10회초 2사 2, 3루에서 포수면서 투수로 등판한 김민식(SSG)을 공략해 3점 홈런을 터뜨린 나눔 팀 정은원(한화)이 차지했다. 김민식의 마운드 등판은 김성한(1985년), 강백호(2018년) 이후 올스타전 3번째 야수 투수 출장이었다.

만장일치(21표 중 21표)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정은원은 “(김)민식이형한테 고맙다”면서 “팬 응원에 보답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밝혔다. 상금은 1000만원. 우수타자상은 8회 동점 투런포를 쏘아 올린 황대인(KIA), 우수투수상은 깔끔한 마무리 능력을 선보인 고우석이 받았다. 나눔 팀의 6-3 승리.

한편, 이날 시구는 레전드40인으로 뽑힌 선동열 전 삼성 감독 등이 맡았다. 사직야구장 앞 고 최동원 동상 모습으로 끝난 동영상 뒤 선동열 전 감독이 시구하고 뒤이어 유격수 이종범, 1루수 이승엽(KBO 총재 고문)이 연달아 공을 이어 받는 특별한 시구 행사였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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