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를 1위로 마친 에스에스지 랜더스 선수들. 연합뉴스
2022 KBO리그가 22일부터 재개된다. 전반기 프로야구는 ‘3강2중4약1최약’의 판도를 보였다. 팀마다 남은 경기 수는 57~61경기.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기아(KIA) 타이거즈와 6위 롯데 자이언츠의 승차는 4경기가 난다. 과연 하위 5개 팀의 뒤집기 한 판은 가능할까. 야구 중계 방송 4사 야구해설위원 6명에게 익명을 전제로 후반기 판도와 최우수선수상(MVP), 신인왕 경쟁을 물었다.
야구 전문가 대부분은 이미 가을야구 진출팀이 가려졌다고 했다. ㄱ 해설위원은 “1~5위 순위 변동은 있을지 모르지만 포스트시즌 진출팀은 90% 이상 확률로 정해졌다고 본다”고 했다. “5강은 결정 났다”(ㄴ 해설위원), “5강은 굳어졌다”(ㄷ 해설위원)라고 아예 쐐기를 박는 이들도 있었다. 그만큼 1~5위권과 6~10위권의 실력 차가 있다. 이 때문에 “리그가 재미없어질 것 같다”고 우려한 전문가들도 여럿 있었다.
ㄹ 해설위원은 “5강에서 떨어질 팀이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롯데가 순위를 흔들 수 있을 것도 같은데 외국인 타자 교체 등 행보가 너무 늦었다”고 했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두산의 경우 “불펜 과부하로 예전만큼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워낙 저력이 있는 팀이라서 포기하지는 않을 것”(ㅁ 해설위원)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5위 이내 경쟁은 아주 치열할 것으로 내다봤다. 케이티의 경우 새 외국인 선수 웨스 벤자민과 앤서니 알포드가 리그에 적응해 가고 있고 강백호도 돌아온다. 양현종이 건재한 기아 선발진에는 토마스 파노니가 합류해 힘을 보탠다. ㄱ 해설위원은 “전반기 부진했던 최형우가 후반기에는 반등할 것”이라고도 했다.
정규리그 MVP 유력 후보인 케이티 위즈 박병호. 연합뉴스
최우수선수상(MVP)은 5파전이 예상된다. 에이징 커브 얘기를 들었던 박병호(KT)는 전반기에만 27홈런을 터뜨렸다. 후반기 남은 60경기 동안 23개를 더 보태면 50홈런 고지를 밟는다. 전문가들은 투고타저 기조 속에 박병호가 50홈런 이상 칠 경우 최우수선수상이 유력할 것으로 본다. KBO리그에서 50홈런은 2015년 마지막으로 나왔다. 그때도 박병호(52개)였다.
박병호 대항마로는 김광현, 윌머 폰트(SSG), 이정후(키움), 케이시 켈리(LG) 등이 꼽힌다. 미국에서 2년 동안 활약하고 돌아온 김광현은 전반기 평균자책점 1위(1.65·9승1패)에 올랐다. 승을 거둘 때마다 자비로 팬을 위한 선물을 쏘는 등 팬 서비스도 으뜸이다. ㄴ 해설위원은 “1점대 평균자책점에 15승 이상 거둔다면 김광현이 엠브이피를 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ㅂ 해설위원은 전반기 다승왕(12승1패 평균자책점 2.28)에 오른 켈리를 후보로 올렸다. 전제 조건은 ‘20승’이다. 개막전에서 9이닝 퍼펙트를 보여준 폰트(11승4패 평균자책점 1.96)나 올 시즌 한 단계 더 진화했다는 평가를 듣는 이정후(타율 0.331)도 최우수선수상 후보로 꼽힌다. ㄱ 해설위원은 “개인 성적도 중요하겠지만 결국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끄는 선수가 엠브이피가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밖에 팀 성적은 뒤처지지만 은퇴 시즌을 보내면서도 전반기 타율 1위(0.341)에 오른 이대호(롯데)도 후보가 될 수 있다.
신인왕을 노리는 삼성 라이온즈 김현준. 삼성 라이온즈 제공
신인왕 경쟁은 ‘도토리 키 재기’라는 평가가 많았다. 팀 내 포지션 경쟁조차 치열한 가운데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선수가 신인왕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개막 전에는 김도영(KIA), 문동주(한화) 등 굵직한 고졸 신인들이 기대를 한껏 모았으나 시즌이 치러지면서 중고 신인 쪽으로 무게 추가 기울고 있는 모양새다.
일단 신인왕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는 선수는 김현준(20·삼성), 김인환(28·한화), 전의산(22·에스에스지)이다. 김현준은 박해민(LG)이 빠진 삼성 외야의 희망이다. 전반기에는 주로 1번 타자로 나서 타율 0.314(175타수 55안타)를 뽐냈다. ㅂ 해설위원은 “김현준이 100안타 이상을 칠 경우 분명 (신인왕) 메리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ㄷ 해설위원은 “앞으로 10년 이상 삼성의 리드오프로 평균 이상의 활약을 할 선수”로 김현준을 평가했다.
‘꼴찌팀 4번 타자’ 김인환은 전반기에 장타력(10홈런)을 뽐냈다. 타율도 0.281로 나쁘지 않다. 시즌 20홈런 이상 기록할 경우 신인왕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초 1군에 등록된 전의산은 타율 0.341, 7홈런 24타점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ㅁ 해설위원은 “출장 경기수(28경기)가 적은데도 누적 기록이나 팀 기여도가 엄청나다”며 전의산을 으뜸 신인으로 꼽았다. 새 외국인 타자 후안 라가게스가 팀에 합류하기 때문에 전의산의 후반기 출장 경기수도 보장할 수는 없는 상태다.
김양희 기자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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