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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동이 막고 오재일이 두들겼다…삼성, 13연패 탈출

등록 2022-07-24 17:14수정 2022-07-25 02:33

삼성 라이온즈 허윤동이 24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라이온즈 허윤동이 24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긴 가뭄 끝에, 단비 같은 승리였다.

삼성 라이온즈는 24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8-0으로 승리했다. 7월 들어 한 번도 승리를 따내지 못했던 삼성은 이날 탄탄한 투구와 시원한 타격을 선보이며 연패에서 탈출했다. 35승52패를 기록한 삼성은 승률을 0.409로 소폭 끌어올리며 8위 자리를 지켰다.

사실 삼성은 이날 경기 전까지 총체적 난국에 빠져있었다. 무려 13연패. 구단 역사상 최다 연패 기록이다. 타선도 무기력했지만, 투수진은 더욱 문제였다. 특히 대들보 역할을 하던 마무리 오승환(40)이 부진하는 등 팀이 뿌리째로 흔들렸다. 전날 키움과 경기에선 ‘에이스’ 선발투수 데이비드 뷰캐넌(33)마저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다쳤다.

위기에 빠진 왕국을 구한 건 ‘아기 사자’ 허윤동(21)이었다. 허윤동은 이날 연패 탈출이라는 무거운 임무를 짊어지고 마운드에 올랐다. 만약 패할 경우, 또 한 번 팀이 최다 연패 기록을 경신하는 상황. 더욱이 상대는 국내 최고 타자로 꼽히는 이정후(24)가 버티고 있는 리그 2위 키움이었다. 데뷔 3년 차 신예에겐 너무 무거운 부담으로 보였다.

그러나 맹수는 어려도 맹수였다. 마운드에 오른 허윤동은 이날 침착하게 깔끔한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로 정면승부를 펼치며 키움 타선을 차례로 요리했다. 6이닝 무실점 2피안타 7탈삼진. 투구 수 88개. 이정후에게 안타 2개를 내준 걸 제외하곤 모든 키움 타자를 안타 없이 잡아냈다. 시즌 4승(2패)째.

허윤동은 팀 최다 연패 기록을 쓸 수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개인 기록을 줄줄이 경신하며 ‘인생 경기’를 펼쳤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셈이다. 이날 허윤동은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가 6이닝 이상 던지고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는 일)를 작성했고, 7탈삼진을 잡아내며 한 경기 개인 최다 탈삼진 기록도 새로 썼다. 그야말로 ‘강심장’ 투구였다.

삼성 오재일이 24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2회초 2루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오재일이 24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2회초 2루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마운드가 단단해지자, 타선도 불을 뿜기 시작했다. 특히 이날 맹활약을 펼친 이는 베테랑 오재일(36)이었다. 오재일은 이날 1-0으로 앞서가던 5회초 왼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3-0으로 차이를 벌렸다. 2회초 김재성(26)이 친 2루타 때 직접 홈인하며 작성했던 선제점을 이어가는 중요한 한 방이었다.

오재일은 6회초에도 주자 만루 상황에서 담장을 때리고 떨어지는 안타를 때리며 주자를 모두 불러들였다. 8-0. 상대 추격 의지를 꺾는 안타였다. 오재일은 이날 5타수 3안타 1홈런 2득점 5타점을 작성하며 대량득점 선봉에 섰다. 22일 부상에서 돌아온 구자욱(29)도 42일 만에 복귀 안타를 신고하며 힘을 보탰다.

한편 리그 단독 선두 에스에스지(SSG) 랜더스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키움은 이날 삼성에 덜미를 잡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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