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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희의 맛있는 야구] 곰도, 사자도 없는 26년 만의 가을야구

등록 2022-10-05 16:50수정 2022-10-06 02:34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왼쪽)과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대행. 연합뉴스, 삼성 라이온즈 제공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왼쪽)과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대행. 연합뉴스, 삼성 라이온즈 제공

2022 KBO리그 포스트시즌 진출 팀이 얼추 가려졌다. 공격적인 투자를 앞세운 에스에스지(SSG) 랜더스는 프로 출범 40년 만에 와이어 투 와이어(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1위를 하는 것) 우승을 달성했다. 박병호(kt 위즈)가 이적해 약체로 분류됐던 키움 히어로즈는 올해도 가을야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키움은 네이밍 스폰서가 넥센 타이어였던 시절을 포함해 2013년 이후 단 한 차례(2017년)를 제외하고 계속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다. 순위 경쟁은 결코 ‘돈’만으로 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올해 10월의 프로야구는 사뭇 낯선 풍경이 펼쳐진다. 두산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 모두 5강 진입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두 팀이 동시에 포스트시즌에 탈락한 것은 1996년(삼성 6위, 두산 8위) 이후 처음이다. 곰도, 사자도 없는 가을의 야구다. 화무십일홍. 야구판에도 절대 강자는 없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신화를 썼던 두산은 초라한 성적(9위)으로 8년 만에 일찍 마무리 훈련을 시작한다. 사령탑 부임 첫해부터 매 시즌 마지막 날까지 그라운드에 있던 김태형 감독 또한 처음으로 야구장 밖에서 포스트시즌을 지켜본다. 지난해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아리엘 미란다가 3경기 등판 만에 방출된 게 직격탄이 됐다. 연봉 180만달러의 미란다에 미련을 보이다가 교체 시기까지 놓쳤다. 5월18일 에스에스지와 안방 경기에서 나온 본헤드 플레이는 치명타가 됐다. 당시 두산은 연장 11회말 조수행의 끝내기 안타가 나왔는데도 주자들의 본헤드 플레이로 안타가 병살타로 바뀌면서 결국엔 역전패를 당했다. 이후 두산은 계속 내리막을 걸었고, 에스에스지는 승승장구했다. 두산의 경우 김현수(LG), 양의지(NC), 민병헌(은퇴), 오재일(삼성), 최주환(SSG), 박건우(NC) 등이 이적하면서 서서히 전력이 약화됐다.

삼성의 추락은 더 드라마틱하다. 지난해 케이티와 함께 최고 승률(0.563)로 6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삼성은 1년 만에 성적이 급전직하했다. 호세 피렐라, 데이비드 뷰캐넌 등 외국인 선수들은 제 몫을 했으나 백정현, 원태인, 오승환, 구자욱 등 국내 선수들이 부진했다. 팀 창단 40년 만에 당한 13연패(6월30일 케이티전~7월23일 키움전)가 아주 뼈아팠다. 팀 절체절명 위기 때는 사령탑의 운용의 묘가 필요한데 허삼영 전 삼성 감독은 긴 연패 앞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그나마 김현준, 이재현 등 미래 자원들이 두각을 나타낸 것은 팀에 희망적이다.

두산이나 삼성 모두 현재 사령탑 계약에 직면해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올 시즌이 계약 마지막 해이고, 삼성은 허삼영 감독 자진 사퇴 뒤 박진만 감독대행으로 잔여 시즌을 꾸려왔다. 야구계에서는 두산과 김태형 감독의 결별을 점치고 있다. 김 감독과 프런트 사이가 그리 원만하지는 않다. 박진만 감독대행의 경우 5할 이상의 승률(4일 현재 46경기 25승21패·승률 0.543)로 감독 승격이 유력해 보이지만 뜻밖의 돌발변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고로 2011년 이만수 에스케이(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감독대행의 감독 승격 이후 지난 10년 간 감독대행이 ‘대행’ 꼬리표를 뗀 전례는 없다.

이래저래 가을야구는 없지만 남은 가을은 시끄러울 것 같은 두산, 삼성 두 팀이다.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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