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시즌 KBO리그 개막 전, 전문가들은 키움 히어로즈의 약세를 예상했다. ‘주포’ 박병호(KT 위즈) 이적에 따른 전력 약화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키움은 보란 듯이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이정후(24)와 안우진(23)의 힘이었다.
이정후는 올해 5관왕에 등극했다. KBO리그 5관왕은 올 시즌 뒤 은퇴한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2010년 7관왕) 이후 12년 만이다. 이정후는 타율(0.349)·최다안타(193개)·타점(113개)·장타율(0.575)·출루율(0.421) 1위에 올랐다. 비 시상 부문이지만 클러치 능력도 뽐내며 득점권 타율(0.387)도 1위였다. 올 시즌 콘택트 능력에 파워까지 곁들이며 개인 시즌 최다 홈런(23개)도 때려냈다. 이정후는 현재 유력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상 후보다. 그가 최우수선수로 뽑히면 리그 최초로 ‘부자 엠브이피’ 선수가 된다. 그의 아버지 이종범 엘지 2군 감독은 1994년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에 뽑힌 바 있다.
타격에서 이정후가 훨훨 날았다면 마운드에서는 안우진이 강속구를 앞세워 만개했다. 안우진은 국내 선수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224개)을 세우는 등 평균자책점(2.11)·탈삼진 1위에 올랐다. 다승 부문은 공동 2위(15승8패). 그는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투구)도 24차례 기록하면서 전체 1위에 올랐고, 최다 이닝 투구(196이닝)도 했다. 팀 선배 이정후에 맞설 최우수선수상 후보다.
이밖에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가 득점 1위(102개)를 차지했다. 피렐라는 타격 6개 부문(타율·홈런·타점·안타·장타율 ·출루율)에서 2위에 올랐다. 도루 1위는 박찬호(42개·KIA). 다승 1위는 케이시 켈리(16승), 세이브 1위는 이정후의 동생과 결혼을 앞두고 있는 고우석(LG)이 기록했다. 승률, 홀드 1위는 각각 엄상백(KT)과 정우영(LG)이었다.
정규리그 ‘와이어 투 와이어’(첫날부터 끝나는 날까지 1위를 지키는 것) 우승 신화를 쓴 에스에스지(SSG) 랜더스는 단 한 명의 타이틀 홀더도 배출하지 못했다. 좌완 에이스 김광현(SSG)이 시즌 내내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하다가 마지막 등판(5일 두산전) 때 6이닝 4자책을 하면서 2위(2.13)로 미끄러졌다. 이날 패전투수가 되면서 승률도 2위(13승3패·0.813)로 밀렸다. 타격에서는 최정이 홈런 3위(26개), 최지훈이 도루 3위(31개)에 올랐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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