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현 전 엘지(LG) 트윈스 감독. 연합뉴스
류지현(51) 엘지(LG) 트윈스 감독이 한국시리즈 진출 실패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선수와 지도자로 쉼표 없이 29년을 헌신해온 ‘엘지맨’의 작별이다.
엘지는 4일 “류지현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고 알렸다. 지난 2020년 11월 엘지의 열세 번째 사령탑에 오른 류 전 감독의 계약 기간은 2년, 올해 만료였다. 엘지는 류 전 감독과 함께한 두 시즌 동안 정규리그 3위(2021년), 2위(2022년)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강팀(159승16무113패·승률 0.585)으로 거듭났으나 매번 가을야구에서 물을 먹었다. 지난 시즌에는 준플레이오프에서 정규 4위 두산 베어스에 역전패를 당했고 올해도 플레이오프에서 정규 3위
키움 히어로즈에 무너졌다.
1994년 엘지에 입단해 데뷔 첫 해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 올린 프랜차이즈 스타는 끝내 빈 손으로 떠나게 됐다. 류 전 감독은 선수(1994∼2004), 코치(2005∼2020·2007∼2008 시애틀 매리너스 연수), 감독으로 엘지의 우승만을 바라보고 뛰어왔다. 특히 올해는 정규시즌에서 구단 최다승(87승) 기록까지 갈아치우는 안정적인 운영을 보였지만 28년 전 엘지의 마지막 우승 기록을 ‘새로 고침’하지 못했다. 한국시리즈 진출조차 여전히 2002년이 마지막이라는 점이 뼈아프다.
류 전 감독은 구단을 통해 “지난 29년 동안 너무 많은 사랑을 받고 떠난다. 엘지 트윈스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라고 고별사를 전했다. 그는 “우승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 다시 한번 죄송하다. 특히 지난 2년은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다. 우리 선수들이 있었기에 행복한 시간 보낼 수 있었다. 나는 이제 팀을 떠나지만 사랑하는 엘지 트윈스는 내 마음 속에 영원히 ‘원픽’으로 남을 것이다. 우리 선수들 응원과 격려 부탁드리면 저를 응원하고 사랑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 인사드린다”라고 전했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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