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세계야구클래식(WBC) 대표팀 김광현이 23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스포츠 콤플렉스 보조 구장에서 강풍에 헛웃음을 지으며 트레이닝을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날 열릴 예정이던 케이티 위즈와 연습경기는 악천후로 연기됐다. 애리조나/연합뉴스
날씨가 얄궂다. 캠프 초반에는 눈, 우박이 내리더니 중반을 넘어가니까 비, 바람까지 시샘한다.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단체 훈련 중인 2023 세계야구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얘기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3일(한국시각) 열릴 예정이던 케이티(kt) 위즈와 연습경기를 폭우와 강풍 탓에 취소했다. 엔씨(NC) 다이노스와 기아(KIA) 타이거즈에 이어 세번째 연습경기를 하려던 계획이 하루 미뤄졌다. 전날(22일)이 공식 휴식일이었던 터라 갈 길 바쁜 대표팀은 의도치 않게 이틀 연속 쉬게 됐다.
세계야구클래식 개막(3월8일)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표팀은 현재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타자들은 피칭 머신과의 거리를 조절하면서 실내에서 특별 타격 훈련도 한다. 훈련을 지도하고 있는 심재학 대표팀 퀄리티 컨트롤(QC) 코치는 〈연합뉴스〉와 한 현지 인터뷰에서 “피칭머신 앞에서 타격하면 시속 155~160㎞의 공을 체감하는 것이 된다. 대회 때 만날 강속구 투수들의 빠른 공에 대비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했다.
타자들의 타격감은 80% 정도 올라왔지만 투수들의 컨디션은 아직이다. 케이티와 두 차례 연습경기(24~25일)를 지켜봐야 하겠으나 1~2명을 제외하고는 구속이 올라오지 않았다. 일본 대표팀의 사사키 로키(지바 롯데)가 첫 실전 투구에서 시속 160㎞의 속구를 던지고,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첫 라이브 피칭(23일) 때 시속 156㎞의 공을 던진 것을 고려하면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다.
대표팀 한 관계자는 “대회 규정상 제한 투구수(1라운드 65개) 때문에 선발 투수는 상대 1~3번 타순을 제외하고는 한 차례 정도밖에 맞붙지 않는다. 1라운드 때는 두번째, 세번째 등판하는 투수의 역할이 더 중요할 수 있다”고 했다. 상대의 흐름을 끊는 이어 던지기가 가능할 만큼 여러 투수의 컨디션이 올라와야 한다는 뜻이다. 한국과 조별리그 B조 2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하는 호주가 한국 대표팀 엔트리를 보고 막판에 좌완 투수 4명을 더 보강(전체 6명)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오른쪽 대타가 부족한 한국 대표팀의 약점을 파고들겠다는 것이다.
대표팀은 27일 엘지(LG) 트윈스와 연습경기를 마친 뒤 다음날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남은 기간이라도 날씨가 도와줬으면 하는 대표팀이다.
한편, 현재 각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훈련 중인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3월1일 한국에 입국한다. 고척 스카이돔에서 3월2일부터 열리는 대표팀 훈련에 처음 참여하게 된다. 이들은 3월3일 열리는 에스에스지(SSG) 랜더스와 연습경기에는 뛸 수 없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3월4일부터 대회 참가를 위한 훈련을 허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양희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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