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세계야구클래식(WBC) 이강철 대표팀 감독이 25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베테랑스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열린 케이티 위즈와 연습경기를 지켜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투손/연합뉴스
2023 세계야구클래식(WBC) 8강 이상의 성적을 노리는 이강철호. 야수는 컨디션이 꽤 괜찮다. 하지만 투수는 여전히 의문 부호가 따른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27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키노 베테랑스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엘지(LG) 트윈스와 투손 마지막 연습경기를 갖는다. 이날 열리는 경기도 25일 치른 케이티(kt) 위즈와 연습경기 때처럼 변형 청백전 식으로 치러진다. 대표팀 몇몇 투수들이 케이티 팀에서 공을 던져 대표팀 타자와 상대하게 된다. 이강철 감독은 이를 위해 염경엽 엘지 감독에게 미리 양해를 구했다.
변형 청백전의 이유는 투수들 컨디션 때문이다. 단기전은 투수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게다가 이번 세계야구클래식 규정상 제한 투구수(1라운드 65개)와 함께 투수는 한 번 등판하면 3타자를 반드시 상대해야만 해서 두, 세 명의 투수 컨디션만 좋아서는 안 된다. 중간계투로 투입된 투수가 2연속 안타나 2연속 볼넷을 내줘도 교체할 수가 없기에 분업화된 투수 파트 각각의 컨디션이 꽤 중요하다. 케이티와 두 번째 연습경기(25일) 때 대표팀 투수 9명이 무더기로 등판한 이유다.
이날 경기에서 이강철 감독은 대표팀 소속으로 박세웅(롯데 자이언츠), 정우영(LG), 이용찬(NC 다이노스), 이의리(KIA 타이거즈), 김윤식(LG),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을 차례대로 올렸고, 소형준(kt 위즈), 곽빈·정철원(이상 두산 베어스)은 케이티 마운드에 등판 시켰다. 전날(24일) 연습경기 때 등판한 6명을 포함하면 대표팀 투수 전원이 이틀 동안 실전 경기에 투입된 셈이다. 이날 소형준은 2이닝 5피안타 2볼넷 4실점 했고, 곽빈은 2이닝 4피안타 1볼넷 2실점 했다. 폭투도 하나 기록했다. 물오른 대표팀 타자들을 상대하기가 버거웠다. 대표팀 타자 상대로는 정철원만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괜찮았다. 경기는 9-0, 대표팀 승리였으나 대표팀 투수가 무려 6점을 헌납한 터라 마냥 웃을 수는 없었다.
대표팀 투수들은 현재 공 개수를 늘리면서 구속 끌어올리기에 총력전이다. 조별리그 1차전 호주와 경기(3월9일)가 열흘 남짓밖에 남지 않아 더욱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강철호는 1일 귀국한 뒤 3월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국내 구단(SSG 랜더스)을 상대로 마지막 연습경기를 치른다. 이때도 대표팀은 변형 청백전으로 투수들 컨디션 끌어올리기에 나선다. 이강철 감독은 25일 케이티와 연습경기가 끝난 뒤 “투수들이 투구 이닝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에스에스지와의 경기까지 보고 투수 보직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대표팀 투수진 퍼즐 맞추기가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김양희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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