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윈 디아즈(푸에르토리코)가 16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열린 2023 세계야구클래식(WBC) 본선 조별리그 D조 도미니카공화국과 경기에서 승리한 뒤 세리머니를 하다가 오른 무릎을 다쳐 그라운드에서 옮겨지고 있다. 마이애미/유에스에이투데이스포츠 연합뉴스
5-2, 푸에르토리코의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마운드의 에드윈 디아즈(뉴욕 메츠)는 두 팔을 벌려 포효했다. 우승 후보인 도미니카공화국을 무너뜨리고 8강행을 확정한 기쁨은 무엇보다 컸다. 더그아웃의 동료들은 뛰어나와 디아즈와 어깨동무를 하고 방방 뛰었다. 그런데, 이게 사달이 났다. 갑자기
디아즈는 주저앉았고 그라운드는 어수선해졌다.
세리머니는 중단됐고, 디아즈는 휠체어를 타고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동생 알렉시스 디아즈(신시내티 레즈)는 펑펑 눈물을 쏟아냈다. 16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열린 2023 세계야구클래식(WBC) 본선 1라운드 조별리그 D조 푸에르토리코와 도미니카공화국 경기에서 일어난 일이다. 푸에르토리코는 이날 승리로 베네수엘라(4승)에 이어 2위(3승1패)로 죽음의 조를 탈출했지만 마냥 기뻐할 수가 없었다. 착 가라앉은 더그아웃 분위기에 푸에르토리코 중견수 키케 에르난데스(보스턴 레드삭스)는 “우리가 도미니카공화국을 이긴 것 같지가 않다”고도 했다.
이날 푸에르토리코는 3회초 크리스티안 바스케스(미네소타 트윈스)의 솔로포, 프란시스코 린도르(뉴욕 메츠)의 적시타 등을 묶어 4득점 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5-1로 앞선 5회말 무사 만루 위기도 있었지만 알렉시스 디아즈가 매니 마차도(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게 병살타를 이끌어내며 불을 껐다. 이후 강한 불펜과 수비를 앞세워 5-2의 점수를 지켰다. 디아즈는 9회말 등판해 경기를 매조졌다.
디아즈는 메이저리그 최고 마무리 투수로 평가받으며 지난해 메츠와 5년 1억200만달러(1339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성사시켰다. 아롤디스 채프먼(5년 8600만달러)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액 계약이었다. 그의 뜻밖의 부상에 WBC 최초 우승을 노리는 푸에르토리코는 물론이고 메츠도 비상이 걸렸다. 메츠 구단은 이날 “디아즈는 오른 무릎 부상을 당했고, 내일(17일) 정밀검진을 받는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야디에르 몰리나 푸에르토리코 감독은 “모든 것은 신의 뜻이다. 일어날 일은 반드시 일어난다”면서 “축하 세리머니는 늘 존재해왔다. 에드윈이 무사하기를, 그의 가족이 무사하기를 기도한다”라고 밝혔다.
푸에르토리코는 18일 C조 1위 멕시코와 8강전을 치른다. 이날 콜롬비아를 3-2로 꺾고 C조 2위에 오른 미국은 베네수엘라와 4강 진출을 다툰다. 미국이 조 2위를 기록하면서 미국과 일본은 두 팀 모두 결승에 올라야만 맞붙게 된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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