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일본)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세계야구클래식(WBC) 2라운드 8강전 이탈리아와 경기에서 3회말 기습 번트를 대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메이저리그 데뷔 최고 구속의 공을 던지고, 기습 번트까지 댔다. 다 잘하는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마이애미행 비행기를 탄다.
오타니는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세계야구클래식(WBC) 2라운드 8강전 이탈리아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4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엠엘비닷컴〉에 따르면 이날 오타니가 2회초 비니 파스콴티노(이탈리아)를 삼진으로 엮을 때 던진 시속 164㎞(102마일)의 강속구는 지난해
9월 휴스턴 애스트로스전 때
던진 시속 101.4마일(163.2㎞)의 공을 넘어서는 개인 최고 구속이다. 오타니가 얼마나 전력을 다해 던졌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대회 투수로는 마지막으로 등판한 오타니의 지휘 아래 일본은 조별리그 포함 도쿄돔에서 5연승을 거두면서 4강에 진출했다. 일본은 2006년 초대 대회 때부터 올해까지 5연속 준결승에 오르는 첫 번째 팀이 됐다.
‘타자’ 오타니는 이날 4타수 1안타 1볼넷 2득점을 기록했는데 3회말 1사 1루 때 3루 쪽으로 기습 번트를 대기도 했다. 오타니의 기습 번트로 1사 1, 3루를 만든 일본은 요시다 마사타카의 땅볼로 선취점을 얻었고, 무라카미 무네타카의 볼넷으로 이어진 2사 1, 2루에서 오카모토 가즈마의 3점포가 터지면서 4-0으로 달아났다.
4-2로 쫓긴 5회말에는 무라카미의 적시타, 오카모토의 2루타 등을 묶어 3점을 뽑아내며 7-2로 앞서나갔다. 오카모토는 이날 2타수 2안타 2볼넷 5타점으로 맹활약하며 일본의 9-3 승리를 도왔다. 일본은 그동안 부진했던 무라카미가 이날 멀티 히트(3타수 2안타)를 기록해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4강전이 열리는 미국으로 가게 됐다.
2006년, 2009년 대회에 이어 우승을 노리는 일본은 미국 마이애미에서 멕시코-푸에르토리코전(18일) 승자와 결승행을 다투게 된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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