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린 마운드 운용으로 김인식 감독과 함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팀 선전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선동열 투수코치가 "컨디션이 100%가 아닌 상태에도 불구, 선수들의 사명감으로 여기까지 왔다"며 드림팀 선수들을 칭찬했다.
16일(한국시간) 일본전에 앞서 오랜만에 취재진과 만난 선동열 코치는 "무조건 올인 전략으로 일본을 다시 잡겠다"고 포부를 밝힌 뒤 한국팀 선전이유로 세 가지를 들었다.
선동열 코치는 "2003년 아테네올림픽 예선을 겸한 삿포로 아시안선수권대회에서 대만에 져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돼 뼈저린 실패를 맛본 게 약이 된 것 같다. 또 이번 WBC에서 전력 분석요원들의 분석이 큰 도움이 됐다. 마지막으로는 선수들의 사명감"이라고 평가했다.
전날까지 5경기를 치르면서 4게임에 등판, 7이닝 동안 무실점 행진을 벌이며 한국 불펜의 핵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는 구대성(한화)을 "이번 대회 최고 투수"라고 꼽은 선 코치는 그의 배짱과 자신감을 높이 샀다.
선동열 코치는 "14일 미국전에서 7회 구대성을 내리고 정대현으로 바꾸려고 불펜에 미리 알렸음에도 그를 계속 밀어 붙인 것은 그가 보여준 자신감 때문이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나도 30년을 야구 했는데 투수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마운드에 올라가 '어떻냐'고 물어봤을 때 그가 미적거리지 않고 처음부터 자신있다는 목소리를 냈기 때문에 바꾸지 않았다"며 구대성의 관록과 나이를 잊게하는 패기를 제대로 인정했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 (애너하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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