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노시환이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방문 경기에서 홈런을 때려낸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힘차게 날아오른 독수리가 하강하는 법을 잊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방문경기에서 노시환의 연타석 홈런포를 앞세워 10-4로 이겼다. 지난 6월21일 기아(KIA) 타이거즈전부터 이어온 연승 기록을 ‘8’로 늘렸다. 한화의 8연승은 2005년 6월 이후 18년 만이다. 당시 한화는 6월4일 두산 베어스전부터 14일 기아전까지 9연승을 거둔 바 있다.
이날 한화 선발 리카르도 산체스는 6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1회말 1점을 내줬지만 더 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시즌 5승째. 한화는 지금껏 대체 외국인 투수 산체스가 등판한 9경기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기분 좋은 징크스가 이어지고 있는 셈.
타선에서는 3번 타자 노시환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노시환은 4회(1점)와 5회(3점) 삼성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을 상대로 연타석 홈런을 쳐냈다. 3경기 연속 손맛을 보면서 홈런 부문 단독 2위(17개)를 내달렸다. 1위 최정(19개·SSG 랜더스)과는 2개 차이다.
5타수 3안타(2홈런) 4타점을 기록한 노시환은 경기 뒤 구단을 통해 “첫번째 홈런은 노림수가 잘 통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두 번째 홈런은 좋은 타이밍은 아니었지만 쐐기를 박는 홈런이었기 때문에 더 좋다”면서 “마음 같아서는 전반기에 30홈런도 치고 싶지만 팀이 이길 수 있도록 잘 준비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노시환과 함께 1번 타자 이진영이 4안타(6타수)를 몰아치며 팀 승리의 밑돌을 놨다.
한화는 이날 승리로 시즌 31승(37패 4무)을 챙기면서 승패마진을 마이너스 6까지 줄였다. 아직 순위는 8위지만 3위 엔씨(NC) 다이노스와는 4.5경기, 5위 키움 히어로즈와는 2경기 차이에 불가하다. 3년 연속 꼴찌 팀 한화의 약진이 중위권 싸움에 한껏 불을 지핀 모양새다.
이글스 구단 최다 연승은 ‘빙그레’라는 구단명을 썼던 1992년 기록한 14연승이다. ‘한화’라는 이름으로는 1999년 10연승을 달성한 바 있다. 노시환은 “요즘 지고 있어도 이길 수 있을 것 같고 투수들이 너무 좋아 이기고 있어도 뒤집힐 것 같지 않다”는 팀 분위기를 전했다. 한화는 2일 같은 장소에서 삼성을 상대로 9연승에 도전한다. 펠릭스 페냐(한화)와 원태인(삼성)이 선발 맞대결을 벌인다. 원태인은 8연승 팀을 상대로 팀 4연패 끊기에 나선다. 팀 창단 첫 꼴찌 위기에 처한 삼성과 9위 기아의 승차는 5.5경기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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