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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독학’ 김서진, 지금 뭐할까 [김양희의 맛있는 야구]

등록 2023-07-12 11:00수정 2023-07-13 02:34

롯데 자이언츠 김서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 김서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그러니까, 얼추 2년 전이다. 202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 자이언츠는 2차 9라운드로 김서진을 지목했다. 의외의 선택이었다.

김서진은 제도권 내에서 야구를 배워본 적이 없었다. 야구 관련 유튜브를 보고 레슨장에서 기술 등을 습득했을 뿐이었다. 김서진에 앞서 비 선수 출신으로 프로에 지명된 한선태(전 LG 트윈스)가 있었지만 김서진의 이력은 더 독특했다. 그는 홈스쿨로 초, 중, 고교를 졸업했다. 단체 생활 경험 자체가 없었다. 성민규 롯데 단장은 당시 김서진을 발탁한 이유에 대해 “또래보다 순발력, 파워, 센스 등 운동신경은 더 낫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김서진은 고교 2학년 나이에 검정고시를 통과한 터라 또래보다 1년 앞서 프로에 입단했다.

지난해 프로 첫 시즌에는 역시나 수비에서 고전했다. 그라운드에서 뛰어본 게 손에 꼽을 정도라 수비 포메이션 등에 대해 알 리가 없었다. 김서진은 독립야구단에서 고작 몇 경기 뛰어봤을 뿐이었다. 김서진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프로에서 제일 어려웠던 게 수비였다.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백업 수비 등을 안 해봐서 경기 상황에서 백업을 못 가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기도 했다”고 밝혔다. 코칭스태프나 팀 선배들은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이런 김서진을 이해해줬다. 이후 협업 플레이 등을 차근차근 배우며 성장해나갔다. 김서진은 “팀에서 완전 막내라서 선배들이 잘 챙겨줬다”고 했다.

타석에서는 여느 고졸 신인처럼 변화구 대처 능력이 부족했다. 헛스윙 비율을 줄이는 게 숙제가 됐다. 다행히 시즌 뒤 호주리그에 갈 기회를 얻었고 호주리그서 상대 투수의 좋은 공, 빠른 공을 많이 접해보니 조금씩 나아지는 것을 느꼈다. 김서진은 “하나하나 배워가는 게 좋았다. 많이 느끼고 많이 배웠다”고 했다. 자신감을 얻은 게 가장 큰 수확이었다.

롯데 자이언츠 김서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 김서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올해는 지난 5월4일 엔씨(NC) 다이노스와 퓨처스리그 경기 도중 어깨를 다쳐서 몇 주간 재활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입대다. 2004년생으로 아직은 19살에 불과하지만 군 문제를 해결하고 본격적으로 프로 생활을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게 구단과 개인의 판단이다. 상무에 지원했지만 떨어졌고 8월14일 현역 입대가 최근 결정됐다. 김서진은 “형들이 군대에서 어떻게 해야 할 지 말해줬다. 절대 튀는 행동 하지 말고 웨이트 트레이닝 등을 열심히 하라고 했다”며 웃었다.

어릴 적부터 언어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던 김서진은 지금도 저녁이면 중국어, 영어 공부를 이어간다. 스페인어도 가능해서 지금은 퇴출당한 외국인 타자 잭 렉스가 2군에 왔을 때 스페인어, 영어로 대화하기도 했다. 프로 입단 뒤 김서진의 2군 통산 성적은 81경기 출전, 타율 0.249(213타수 53안타) 2홈런 20타점 6도루. 아쉬움이 많이 남는 성적이지만 스스로는 “목표의 30~40% 채워졌다”고 생각한다.

독학으로 야구를 배웠고, 깜짝 프로 지명 뒤에는 팀에 도움이 되는 ‘거인’이 되고 싶었던 김서진의 간절한 꿈은 잠시 멈춘다. 국방의 의무를 마쳐도 그의 나이는 고작 21살. 힘차게 솟구쳐 오르기 위해 잠시 숨 고르기를 하는 것이라고 믿으며 야구 유니폼을 접는 그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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