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저스와 계약한 마산용마고 장현석. 연합뉴스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선언한 마산용마고 투수 장현석(19)이 9일 미국프로야구 엘에이(LA) 다저스 구단과 계약을 마쳤다. 계약금은 90만달러(11억8800만원). 심준석(당시 덕수고)이 지난해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계약하고 받은 75만달러 계약금보다는 많다.
장현석은 아마추어 선수로는 통산 61번째로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에 성공했다. 프로 출신 선수까지 포함하면 80번째다. 앞서 박찬호(은퇴)와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등이 다저스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시속 155㎞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뽐내는 장현석은 고교야구 통산 21경기에 등판해 6승3패, 평균자책점 1.85를 기록했다. 총 68⅓이닝을 던져 탈삼진 102개를 엮어냈다. 사사구는 42개. 아마추어 선수로는 유일하게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장현석은 에이전트를 통해 “다저스라는 명문 구단에 입단하게 되어 영광이다. 저를 선택해주신 만큼 열심히 노력하여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라고 전했다.
도전 정신으로 미국 구단에 입단했지만 앞으로가 중요하다. 프로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미국에 진출한 아마추어 선수의 경우 성공보다는 실패의 역사가 더 많기 때문이다. 빅리그 무대는 밟아보지도 못하고 마이너리그에서만 전전하다가 귀국한 사례가 많다. 투수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아마추어 출신으로 빅리그 구단과 계약하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던 마지막 투수는 류제국(은퇴)이다. 류제국(당시 덕수정보고)은 2001년 시카고 컵스와 160만달러에 계약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2006년 빅리그 마운드를 밟았다.
이후 정영일(2006년 LA 에인절스·계약금 100만달러), 이대은(2007년 시카고 컵스·계약금 81만달러), 안태경(2008년 텍사스 레인저스·계약금 80만달러), 김진영(2010년 시카고 컵스·계약금 120만달러) 등이 적지 않은 계약금을 받고 미국 구단과 계약했으나 메이저리그 데뷔는 실패했다. 심준석의 경우 올해 루키리그 2경기에서 5⅓이닝을 투구했지만 현재는 부상으로 재활 중이다. 2018년 서울고 시절 계약금 30만달러를 받고 다저스에 입단한 최현일은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싱글A와 더블A 사이인 하이A에서 던지고 있다.
투수와 달리 최지만(2009년 시애틀 매리너스·계약금 42만5000달러), 박효준(2014년 뉴욕 양키스·계약금 116만달러), 배지환(2018년 피츠버그 파이리츠·125만달러) 등 아마추어 출신 포수, 야수들은 빅리그 데뷔 꿈을 이뤘다. 현재 최지만은 KBO리그를 거쳐 빅리그에 진출한 김하성과 함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몸담고 있고, 피츠버그의 배지환은 발목 부상으로 인한 재활로 마이너리그에 있다. 조만간 콜업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빅리그에 데뷔한 박효준은 현재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산하 트리플A에서 뛰면서 9월 엔트리 확대를 노리고 있다.
한편, 장현석의 다저스 입단 기자회견은 14일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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