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천 취소, 그리고 우천 취소.
얄궂은 늦여름 비로 프로야구가 정상적인 일정 소화에 애를 먹고 있다. 24일 대전 경기(한화 이글스-삼성 라이온즈)까지 우천 등으로 취소된 2023 KBO리그 경기 수는 모두 66경기다.
구단별로 살펴보면, 기아(KIA) 타이거즈가 18경기(홈 9경기/방문 9경기)로 가장 많이 취소됐다. 상대 팀으로 보면 케이티(KT) 위즈와 6경기, 엔씨(NC) 다이노스와 3경기 등이 취소됐는데 모두 상위권 경쟁 팀이다. 반면 삼성, 한화, 키움 히어로즈 등 하위권 3팀과는 3경기(키움 1경기, 삼성 2경기)밖에 취소되지 않았다.
기아에 이어 엔씨(16경기·홈 10경기/원정 6경기), 에스에스지(SSG) 랜더스(15경기·홈 9경기/원정 6경기)가 비 때문에 경기가 많이 뒤로 밀렸다. 고척 스카이돔을 안방 구장으로 하는 키움만 유일하게 원정 3경기가 우천 취소됐다. 이 때문에 키움은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한 상태다. 시즌 26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야구위(KBO) 사무국은 다음주 초 우천 취소 경기 등을 포함한 9월12일 이후 잔여 경기 일정을 발표한다. 11월 열리는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대만) 등을 고려해 10월 둘째 주부터 포스트시즌에 돌입해야 하는데 기아나 엔씨, 에스에스지의 경기 일정이 빡빡해질 수밖에 없다. 9월에도 우천 취소되는 경기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여차하면 월요일 경기는 물론이고 더블헤더까지도 고려해야만 한다. 김종국 기아 감독이 23일 경기가 우천 취소된 뒤 “(9월에)체력적으로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블헤더를 치를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이유다.
중위권 싸움이 여느 해보다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2023시즌. 리그 중단 없는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과 함께 우천 취소 경기 편성까지 더해져 막판까지 순위권 경쟁은 더욱 요동칠 전망이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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