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53)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롯데 구단은 28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서튼 감독이 전날(27일) 사직 케이티(KT) 위즈 경기 뒤 건강상 이유로 감독직 사의를 표하여 구단은 숙고 끝에 서튼 감독의 뜻을 존중하고 수용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29일 대전 한화 이글스와 경기부터는 이종운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남은 36경기 동안 팀을 이끌게 된다.
서튼 감독은 2019년 10월 롯데 2군 감독으로 부임했고, 2021년 5월 허문회 감독이 경질된 뒤 곧바로 1군 사령탑으로 취임했다. 그해 남은 108경기 동안 50승50패8무(승률 0.500)의 성적을 내며 최종 7위에 올랐다. 2021년에는 8위(65승71패8무·승률 0.478), 2022년에도 8위(64승76패4무·승률 0.457)에 머물렀다. 올해는 유강남, 노진혁, 한현희 등 FA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초반 상위권 경쟁을 했으나 점점 힘을 잃었다. 사퇴 전까지 7연패에 빠지는 등 50승58패(승률 0.463)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어지럼증까지 생겨 두 차례(17일, 27일) 더그아웃을 비우기도 했다. 통산 성적은 356경기 162승182패12무(승률 0.471).
서튼 감독의 지도력이 결정적으로 타격을 입은 것은 지난 6월 내부 불화설이 밖으로 흘러나오면서다. 기세를 이어가던 롯데의 성적이 주춤하자 내부 잡음이 일었다. 이른바 ‘항명 사태’ 때문에 배영수 투수코치가 퓨처스(2군)로 내려가고 이종운 퓨처스 감독이 1군 수석코치로 올라왔다. 이종운 수석코치는 2015년 롯데 사령탑을 역임했다가 계약 1년 만에 옷을 벗었던 지도자여서 당시 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졌다.
서튼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으며 KBO리그에는 외국인 감독이 단 한 명도 남지 않게 됐다. 서튼 감독 이전에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이글스 감독이 지난 5월 경질된 바 있다.
서튼 감독의 자진 사퇴와 더불어 성민규 롯데 단장의 향후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성민규 단장은 소위 ‘프로세스’를 앞세워 2019년 9월 리그 최연소 단장으로 부임했다. 이후 허문회 감독, 서튼 감독을 영입했으나 둘 다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팀 내부 육성 실패에 FA 선수 영입 실패, 그리고 코치진 내부 불화가 현재까지 그가 받아든 성적표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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