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국 기아(KIA) 타이거즈 감독이 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두산 베어스 방문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가을 야구를 향한 기아(KIA) 타이거즈의 질주에 제동이 걸렸다. 14년 만의 10연승 꿈은 무산됐다.
기아는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두산 베어스 방문 경기에서 0-3으로 졌다. 늦여름 기아의 파죽지세 페이스도 쉬어가게 됐다. 기아는 지난달 24일 케이티(kt) 위즈 방문 경기부터 전날 두산전까지 구단 역사상 3730일(약 10년2개월) 만의 9연승을 달렸고, 이날 5139일(14년1개월) 만의 10연승을 넘봤으나 대기록에 방점을 찍지 못했다. 김종국 기아 감독은 당시 현역으로 연승을 경험했다.
연승 기간
불을 뿜었던 기아 타선(9경기 팀 타율 0.336)은 두산 마운드 앞에 차게 식었다. 전날 홈런 2개 포함 안타 13개를 폭발시켰던 기아 타자들은 이날 안타 6개에 그쳤다. 간간이 테이블이 차려져도 중심 타선이 해결하지 못하고 잔루에 그치는 흐름이 반복됐다. 두산 선발 최원준이 5이닝 4피안타 1삼진 무실점(투구 수 59개)으로 호투했고, 김명신, 김강률, 박치국, 정철원이 기아 타선을 틀어막았다.
팀의 10연승과 본인의 시즌 10승을 위해 선발 출격한 에이스 양현종은 6이닝 5피안타 4삼진 2실점 1자책점(투구 수 90개)으로 준수한 투구를 선보였지만 2회, 4회 흔들리며 실점한 일이 화근이 됐다.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양석환이 6구째 시속 143㎞ 직구를 좌월 솔로포로 연결하며 선취점을 냈고, 4회말 허경민이 기아 3루수 김도영의 실책과 두산 조수행의 번트 안타 등을 엮어 추가점을 올렸다.
두산 김인태가 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기아 타이거즈와 경기 7회 말 2사 2루 때 1타점 적시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7회말 이승엽 두산 감독의 대타 작전은 결정타를 날렸다. 선두타자 조수행이 다시 한 번 번트 안타로 출루했고, 대타로 나선 김인태가 2사2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뽑아냈다. 이날 3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한 조수행은 4회초와 5회초 각각 기아 최형우와 최원준의 외야 뜬공을 펜스 바로 앞에서 잡아내는 호수비까지 펼치며 공수 양쪽에서 승리에 앞장섰다.
결국 14년 전 10연승을 기록했던 2009년 8월11일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했던 양현종은 이날 승리 대신 9시즌 연속 세자릿수 탈삼진을 달성한 데 만족해야 했다. 프로야구 역사상 이강철 케이티 감독, 두산 장원준에 이은 세번째 기록이다. 둘은 10년 연속 100탈삼진 기록을 가지고 있다. 양현종은 2014년 165탈삼진을 시작으로 9년 연속 100탈삼진을 넘었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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