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선수들의 비활동기간 조정을 논의 중이다. 이는 개막일을 3월 말로 앞당기는 사안 등과 관계가 있다.
복수의 야구 관계자들에게 따르면, 10개 구단 실무진 사이에서는 매해 2월1일부터 시작되는 팀 전지훈련을 1월15일, 20일, 혹은 25일로 변경하는 안을 고민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선수들의 비활동기간 시작일은 11월15일, 20일, 25일 식으로 조정된다. 공식적인 휴식 기간인 2개월을 보장해 주기 위함이다.
야구계 한 고위 관계자는 8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날씨 변화가 심해지면서 해마다 잔여 일정을 짜는 데 애를 먹고 있다”면서 “차라리 시즌 개막을 1주일이나 열흘 일찍 시작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와 함께 선수 부상 방지 등을 위해 팀 훈련 시작일을 당기자는 의견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마무리 훈련이 추위 탓에 11월 말까지 이뤄지기 힘든 이유도 있다”고 했다. 장동철 프로야구 선수협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구단 쪽에서 시즌 준비를 일찍 하면 어떻겠냐는 얘기가 나와서 18일 이사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라며 “몇몇 선수들과 얘기를 나눠봤는데 선호하는 의견도 있고, 기존대로 가자는 의견도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시즌 종료 뒤 교육리그에 참가하는 이들도 있다는 점도 일정 변경에 고려되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프로야구 규약에는 ‘선수의 참가활동 보수 대상 기간은 매년 2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10개월간으로 하고, 연봉은 10회로 분할 지불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구단들은 ‘훈련만이 살길’이라는 기조 아래 이를 무시하고 프로 원년(1982년)부터 12월, 1월에도 단체 훈련을 이어갔었다. 12월 훈련은 차차 없어졌지만 1월초부터 국외로 전지훈련을 떠나는 일이 잦았다.
1월 단체훈련으로 구단과 대립하던 선수협은 2016년 말 전지훈련을 예외 없이 2월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12월에는 선수들의 야구장 출입을 금지하고 1월에도 팀 코치나 트레이너 지휘 아래 훈련은 안 된다고 못 박기도 했다. 이에 따라 고액 연봉 선수들은 자비를 들여 1월 중순부터 국외로 개인 훈련을 나갔지만 저연봉 선수들은 그렇지 못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부익부 빈익빈’ 훈련 풍경이 겨울마다 나왔다. 장동철 사무총장은 “날짜를 앞당길 경우 편법 훈련이 다시 나올 수 있다. 이사회에서 진지한 이야기가 오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각 구단 전지훈련지도 변화가 감지된다. 미국 애리조나에 스프링캠프를 차렸던 기아(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가 호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시차 등을 고려한 훈련지 변화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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