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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4일 10위→10월10일 2위…‘강철’의 연금술 통했다

등록 2023-10-11 15:20수정 2023-10-12 02:39

KT, 플레이오프 직행 확정
10일 정규리그 경기를 마친 케이티 위즈 선수단이 경기 뒤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자축하고 있다. 케이티 위즈 제공
10일 정규리그 경기를 마친 케이티 위즈 선수단이 경기 뒤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자축하고 있다. 케이티 위즈 제공

9회초 마무리 김재윤이 역전을 허용했다. 3-4. 하지만, 마법사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황재균이 좌중월 동점 솔로포를 날렸고, 강현우가 상대 마무리 정철원으로부터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냈다. 5-4, 재역전 끝내기 승리. 케이티(KT) 위즈의 2023시즌 정규리그 144번째 마지막 경기(10일 두산 베어스전)는 이렇게 끝이 났다.

케이티는 이날 승리로 플레이오프 직행(2위)을 확정했다. 다른 구단들보다 일찍 시즌을 끝내면서 충분히 쉴 시간도 벌었다. 정규리그 1위에 오른 엘지(LG) 트윈스의 시즌 마지막 경기는 15일이다. 케이티는 잔여 시즌 일정이 발표된 뒤 단 한 차례도 우천 연기 경기가 없었다.

시즌 초만 해도 마법사들은 암울했다. 개막 전 미디어데이 때만 해도 다른 감독들로부터 엘지와 함께 2강으로 꼽혔는데 막상 시즌이 시작된 뒤 선수들 부상, 부진이 이어지며 하위권으로 처졌다. 팀 토종 에이스 소형준은 수술대에 올랐고, 중간계투 주권과 김민수도 전력에서 제외됐다. 외야수 배정대는 왼손등 골절 진단을 받았고, 중심 타자 강백호는 도쿄올림픽에 이은 2023 세계야구클래식(WBC) 때 행동에 따른 잡음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케이티는 4월(0.333)과 5월(0.375), 처참한 승률을 기록했다. 5월7일에는 꼴찌로 추락했다. 하지만 6월 들어 확 달라졌다. 6월5일 탈꼴찌에 성공한 케이티는 부진했던 외국인 투수 보 슐서를 내보내고 윌리엄 쿠에바스를 재영입하는 결단을 내렸고 이후 승승장구했다. 6월 승률 0.652로 반등하더니 7월(0.684), 8월(0.826)에 기세를 이어갔다. 8월19일 2위로 올라선 케이티는 팀 정규리그 마지막날까지 순위를 지켜냈다.

10일 정규리그 경기를 모두 마친 케이티 위즈 선수단이 경기 뒤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자축하고 있다. 케이티 위즈 제공
10일 정규리그 경기를 모두 마친 케이티 위즈 선수단이 경기 뒤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자축하고 있다. 케이티 위즈 제공

쿠에바스는 케이티 옷을 다시 입고 12승 무패의 기록으로 KBO리그 최초로 순수 선발 승률 100%의 기록을 세웠다. 초반 부침이 있던 웨스 벤자민은 6월부터 안정을 찾으며 팀 내 최다승(15승6패) 투수가 됐다. 여기에 고영표(12승7패 평균자책점 2.78), 배제성(8승10패 평균자책점 4.49) 토종 선발진도 나름 괜찮다.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때 ‘믿을맨’ 역할을 해준 박영현(32홀드·부문 1위)이나 마무리 김재윤(32세이브·부문 2위) 또한 철벽 불펜을 자랑한다.

팀 타율 4위(0.265)의 케이티는 규정 타석을 채운 3할 타자는 없지만 짜임새는 나쁘지 않다. 팀내 홈런 1위 박병호(18개)가 중심을 잡아주는 것도 있다. 황재균도 필요할 때 적시타를 때려준다. 황재균은 “우리 팀은 베테랑 선수들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있다. 특유의 팀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면서 강팀이 된 것 같다”면서 “현재 분위기를 포스트시즌까지 이어간다면 분명히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2021년 팀 창단 최초 통합우승을 이끌었던 이강철 감독은 11일 케이티와 3번째 계약(연봉 6억원 등 3년 총액 24억원)을 마쳐 홀가분하게 가을야구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8년 연속 케이티를 이끌게 된 이 감독은 “올 시즌 초반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어렵게 시작했는데,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며 2위를 확정했다. 마법 같은 시즌이었다”면서 “포스트 시즌 준비를 잘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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