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NC) 다이노스 서호철이 19일 창원 엔씨(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4회말 2사 만루 때 경기를 뒤집는 만루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서호철(27)은 효천고, 동의대를 거쳐 2020년 프로 무대를 밟았다. 신인드래프트 9라운드 87순위로 엔씨(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첫해 성적은 2경기 출장, 8타수 무안타. 상무를 거쳐 2022년 팀에 복귀해서는 조금씩 출장 횟수를 늘려갔다. 올해는 타율 0.287(397타수 114안타) 5홈런 41타점으로 데뷔 뒤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4월(타율 0.326)과 6월(0.348)에는 3할 이상의 타율을 휘두르며 엔씨의 상승세를 이끌기도 했다. 그리고, 생애 처음 밟은 가을야구에서 서호철은 자신의 존재감을 한껏 드러냈다.
서호철은 19일 창원엔씨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만루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6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14-9, 승리를 이끌었다. 창원엔씨파크는 2019년 완공됐으나 코로나19 때문에 포스트시즌 경기가 열린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0-3으로 뒤진 4회말 2사 만루서 호투하던 두산 선발 곽빈(3⅔이닝 4피안타 5실점)을 상대로 기록한 그랜드슬램이 압권이었다. 경기 초반 두산에 끌려가던 엔씨는 서호철의 ‘한 방’으로 분위기를 단박에 반전시켰다. 곧이어 김형준의 백투백 홈런이 나오며 엔씨는 5-3으로 달아났다. 서호철의 만루홈런도, 백투백 홈런도 역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처음 기록된 것이다.
서호철의 방망이는 쉼이 없었다. 6-5, 1점차로 앞서가던 7회말 1사 만루서는 2타점 쐐기 2루타를 뿜어냈다. 8-5. 곽빈에 이어 두산 마무리 정철원을 무너뜨리는 적시타였다. 서호철이 이날 적립한 6타점은 와일드카드 통산 한 경기 최다 타점 기록이다.
김형준은 4회말 와일드카드 통산 최연소 홈런(23살11개월17일)을 터뜨린 데 이어 8회말 2사 1, 2루에서 또 다시 좌월 3점포를 터뜨렸다. 5타수 2안타(2홈런) 4타점. 강인권 엔씨 감독은 “후반기 모습이 좋았다”는 이유로 베테랑 포수 박세혁 대신 김형준을 선발로 내세웠는데 적중한 셈이다. 김형준은 항저우아시안게임 때 주전 포수로 나서 대표팀이 금메달을 따는 데 기여한 바 있다.
두산은 5-5를 만든 5회말 수비에서 2루수 강승호가 무리해서 제이슨 마틴의 외야 뜬공을 잡으려다 떨어뜨리며 무사 2루를 만들어준 게 컸다. 마틴은 이후 2사 3루에서 이영하의 폭투 때 홈을 밟아 균형을 깼다. 두산은 이날 엔씨 선발 태너 털리(4이닝 7피안타 5실점)의 슬라이더를 공략, 1~3회 득점에 성공하면서 3-0으로 앞서가기는 했으나 2회초 무사 2루, 3회초 2사 2·3루, 5회초 2사 만루에서 적시타가 터지지 않은 게 뼈아팠다. 또한 호세 로하스가 3회초 파울 타구에 맞고 홈런을 때려낸 직후 교체된 것도 불운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사령탑 데뷔 첫해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으나 투수 교체 타이밍 등에서 아쉬움을 남기며 한 경기 만에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했다.
화끈한 방망이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넘긴 엔씨는 이틀을 쉬고 22일부터 정규리그 3위 에스에스지(SSG) 랜더스와 준플레이오프(3선승제)를 치른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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