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티 위즈 황재균이 3일 경남 창원엔씨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플레이오프 4차전 엔씨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4회초 홈런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
강철 매직이 공룡의 발톱을 단단히 묶었다.
정규리그 2위 케이티(KT) 위즈는 3일 경남 창원엔씨(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플레이오프 4차전 엔씨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11-2 완승을 했다. 이로써 케이티는 수원에서 2패를 당한 뒤 적지 창원에서 잇달아 2승을 따내며 승부를 5차전으로 끌고 갔다. 창원 팬들이 엔씨파크 1만7400석을 모두 채우며 엔씨에 사상 첫 2연속 매진을 선물했지만, 5차전을 향한 케이티의 의지를 꺾을 순 없었다.
■ 불붙은 마법사들의 방망이
케이티는 이날 그야말로 화력쇼를 펼쳤다. 점수는 1회부터 나왔다. 케이티는 박병호가 1회초 1사 1, 3루 상황에서 적시타를 치며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 장성우가 희생 뜬공까지 더하며 2-0으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득점은 이어졌다. 케이티는 2회초 상대 폭투를 틈타 오윤석이 홈을 밟았고, 여기에 황재균이 2사 1, 3루 상황에서 적시타까지 터뜨리며 4-0으로 앞서갔다.
엔씨 선발투수로 등판한 송명기는 허무하게 무너졌다. 이날 송명기는 불안한 제구를 보이며 잇달아 안타를 얻어맞았다. 결국 송명기는 1⅓이닝 만에 강판했다. 이어서 마운드에 오른 이재학이 2점을 내줬고, 송명기는 3피안타 2사사구 4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송명기는 앞서 지난달 23일 열린 에스에스지(SSG) 랜더스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 때도 3이닝 4탈삼진 2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2실점(2자책)으로 비교적 부진한 바 있다.
엔씨 다이노스 선발투수 송명기가 3일 경남 창원엔씨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플레이오프 4차전 케이티 위즈와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 믿었던 수비도 흔들린 엔씨
불안정한 마운드에 엔씨는 팀 전체가 흔들렸다. 특히 엔씨는 그간 단단했던 수비까지 3회에 병살을 잡을 기회를 놓치는 등 위태로운 모습을 보였다. 기회를 놓치자 위기가 왔다. 엔씨는 케이티 배정대에게 1사 주자 2, 3루 상황에서 적시타를 얻어맞으며 2점을 추가로 내줬다. 이재학은 이어진 케이티 타선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결국 이재학은 2⅓이닝 2탈삼진 6피안타(2피홈런) 2사사구 4실점(4자책)을 기록한 뒤 강판했다.
반면 케이티는 계속해서 공격을 이어갔다. 특히 4회부터는 홈런까지 터졌다. 2회초 2타점 적시타를 쳤던 황재균은 4회초 무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솔로포를 터뜨렸다. 케이티는 이어서 2아웃을 당했지만, 장성우까지 솔로포를 더하며 8-0으로 앞서갔다. 케이티는 7회(2점)와 8회(1점) 점수를 더하며 11-0을 만들었다. 엔씨는 8회말 박세혁이 안타 등으로 2점을 냈지만, 승부 향방을 바꾸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케이티 위즈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3일 경남 창원엔씨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플레이오프 4차전 엔씨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 ‘믿을맨’ 쿠에바스의 호투
엔씨 타선을 무력화한 주인공은 케이티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였다. 지난달 30일 등판한 뒤 3일 휴식을 취하고 마운드에 오른 쿠에바스는 이날 6이닝 동안 3탈삼진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완벽투를 선보였다. 쿠에바스는 6회 2아웃 상황에서야 손아섭에게 첫 안타를 허용할 정도로 엔씨 타선을 꽁꽁 묶었다. 이강철 케이티 감독의 승부수가 통한 셈이다. 쿠에바스는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이제 승부는 5차전으로 간다. 5차전은 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대로라면 체력과 기세에서 우위를 잡은 케이티의 분위기가 좋다. 변수가 있다. 5일에 비가 예정돼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6일에도 비가 내릴 전망이라 자칫 경기가 더 미뤄질 수 있다. 이 경우 와일드카드-준플레이오프를 치르며 체력이 빠진 엔씨 입장에서는 재충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창원/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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