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의 골드 글러브 수상을 축하하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갈무리.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당당히 황금 장갑을 품었다. 역대 한국인 선수로는 첫 골드 글러브 수상이다. 아시아 출신 내야수로 범위를 넓혀도 최초에 해당한다.
김하성은 6일(한국시각) 발표된
2023 메이저리그 양대리그 골드 글러브 20명 수상자 명단에서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야수 부문 수상자로 호명됐다. 메이저리그 골드 글러브는 포지션별 최고의 수비수에게 수여된다. 공격, 수비, 주루, 팀플레이 등을 두루 보는 KBO리그 골든 글러브와는 차이가 있다.
올 시즌 내야 여러 포지션을 소화한 김하성은 유틸리티 부문에서 무키 베츠(LA 다저스), 그리고 3월 열렸던 세계야구클래식(WBC) 때 한국 대표팀 키스톤 콤비 호흡을 맞췄던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수상을 다퉜다. 엠엘비닷컴은 “김하성은 2루수, 유격수, 3루수 모든 포지션에서 의미 있는 활약을 펼쳤다. 2루에서 10차례, 유격수와 3루수에서 각각 3차례 수비 실점을 막아냈다”면서 “김하성은 2023시즌 이전에는 2루수로 뛴 적이 거의 없었는데 매끄럽게 포지션 전환을 이뤄냈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라고 평했다. 골드 글러브 유틸리티 야수 부문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선수를 위해 2022년 처음 제정됐다.
김하성은 지난 9월 말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래틱과 인터뷰에서 “아시아 출신 내야수들이 빅리그에서 성공률이 낮다는 의구심이 있는데 (골드 글러브 수상은) 어린 아시아 선수들에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꿈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이 내게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김)하성이 형은 자신이 못하면 후배들의 빅리그 진출이 어려울 수 있다면서 후배들의 미래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항상 말해왔다”는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의 말과 궤를 같이 한다. 후배들의 롤모델이 되기 위해 김하성 스스로 다짐했던 것을 현실화하는 셈이다.
김하성은 골드 글러브뿐만 아니라 실버 슬러거 유틸리티 부문 최종 후보에도 오른 상태다. 타격으로 평가받는 실버 슬러거 수상자는 10일 발표된다. 김하성은 올 시즌 샌디에이고 1번 타자로 출전하면서 타율 0.260, 17홈런 38도루의 성적을 냈다. 내심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도 노렸는데 막판에 다소 힘이 떨어졌다. 김하성은 2014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서 프로 데뷔했으며 2021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국내에서는 주로 유격수로 뛰었으며 3년 연속 골든 글러브(2018~2020년)를 수상했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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