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LG) 트윈스 오지환이 11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케이티(KT) 위즈와 2023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 7회초 1사 1, 3루에서 홈런을 치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과연 롤렉스 시계는 누구 차지가 될까.’
엘지(LG) 트윈스가 한국시리즈 3승(1패) 고지를 선점하면서 ‘롤렉스 시계’의 주인공이 누가 될 것인지가 최대 화두로 부상했다. 엘지는 1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 열린 한국시리즈(4선승제) 4차전에서 장단 17안타를 몰아치면서 15-4, 대승을 거둬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1승만 남겨놨다.
롤렉스 시계는 엘지 야구 암흑기의 상징과도 같다. 야구 사랑이 지극했던 고 구본무 전 엘지 그룹 회장은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게 주겠다면서 지난 1998년 당시 가격으로 8000만원짜리 롤렉스 시계를 구매했다. 하지만 엘지는 2002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패한 뒤 단 한 번도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했고, 롤렉스 시계는 그저 ‘그림의 떡’으로만 남아 있었다. 해당 롤렉스 시계는 현재 두 배 이상 가격이 뛴 것으로 알려져 있다.
3차전 중반까지만 해도 포수 박동원이 롤렉스 시계에 가까워 보였다. 2차전 8회말 역전 결승 홈런에 3차전 6회초 때 경기를 역전시키는 홈런포를 작렬시켰다. 하지만 경기가 재역전이 되면서 박동원의 홈런은 묻혔다. 이후 오지환이 패색이 짙던 9회초 2사 뒤 극적인 역전 3점포를 날리면서 강력한 롤렉스 시계 후보로 급부상했다. 오지환은 4차전 7회초 1사 1, 3루서도 쐐기포를 날리면서 한국시리즈 3경기 연속 홈런 기록을 이어갔다. KBO리그 최초의 기록이다.
오지환은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6일) 때 ‘롤렉스 시계를 누가 받을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제가 받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만약 제 권한으로 줄 수 있다면 저에게 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주장으로서 시리즈 내내 팀 동료들에게 “절대 포기하지 말자”고 다독였던 오지환. 간절함으로 롤렉스 시계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그다.
수원/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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