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이 7일 오사카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한신과의 원정경기 1회초 2사에서 상대투수 이가와로부터 2점홈런을 뽑아내고 있다.오사카/교도 연합
무릎 부상 딛고 연타석포…CL 전구장 홈런
통산 400·401호 희생양 이가와 또 울려
통산 400·401호 희생양 이가와 또 울려
“반갑다, 홈런아!”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런포가 오랜만에, 그것도 두 방이나 한꺼번에 폭발했다.
7일 오사카 인근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와의 방문경기. 올 시즌 유일하게 고시엔 구장에서만 홈런을 터뜨리지 못한 이승엽은 한이라도 풀듯 1회 선제 투런홈런과 4회 솔로홈런으로 통쾌한 연타석 아치를 그리며 시즌 38호와 39호 홈런포를 뿜어댔다. 이로써 이승엽은 센트럴리그 6개 구장에서 모두 홈런을 기록했고, ‘일본프로야구의 자존심’ 나가시마 시게오 요미우리 종신감독의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과도 타이를 이뤘다.
왼쪽 무릎 관절염을 딛고 터뜨린 ‘의지의 홈런포’였다. 이날 한신 선발투수는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특급 좌완 이가와 게이. 하지만 이승엽은 자신있었다. 지난달 1일 한·일 통산 400홈런과 401홈런의 희생양이 바로 이가와였기 때문. 이승엽은 1회초 2사 1루 볼카운트 2-2에서 이가와의 6구째 낮은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힘차게 돌렸다. 쭉쭉 뻗어가던 공은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12의 투런 아치를 그렸다. 지난달 24일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전 이후 딱 2주, 9경기 만에 맛보는 홈런이었다.
이승엽은 이어 2-0으로 앞선 4회초 1사 후 두번째 타석에 들어섰고, 2-3 풀카운트에서 이가와의 시속 127㎞짜리 바깥쪽 슬라이더에 또다시 방망이를 돌렸다. 공은 첫 홈런과 비슷한 궤적을 그리며 역시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이승엽은 5회초 2사 1·3루에서 세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솔로와 투런에 이어 스리런 홈런을 칠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이가와는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꽁무니를 뺐다.
이승엽은 올시즌 39개의 홈런 중 이가와에게 가장 많은 5개를 빼앗았고, 한신을 상대로도 개막전 홈런, 끝내기 홈런, 한·일 통산 400홈런 등을 포함해 7개를 뽑아냈다.
이승엽은 이날 연타석 홈런포로 홈런왕 경쟁에서 애덤 릭스(33개·야쿠르트)와 타이론 우즈(32개·주니치)의 추격을 각각 6개와 5개 차이로 따돌렸다. 또 올 시즌 홈런 목표인 40홈런에도 1개 차로 바짝 다가섰다. 이승엽은 앞으로 21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40홈런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은 2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을 기록한 뒤 예정대로 6회말 수비에서 교체됐다. 시즌 타율은 0.319에서 0.322(457타수 147안타)로 끌어올렸고, 요미우리는 이승엽의 홈런 2방으로 3-0으로 이겼다. 이승엽은 홈런 직후 구단 홈페이지와 인터뷰를 하고 “슬라이더가 치기 좋은 코스로 들어와 맞힌다는 기분으로 쳤는데 홈런이 됐다. 고시엔 구장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홈런이 터져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올시즌에만 이승엽에게 홈런 5개를 허용한 한신 타이거즈 좌완 이가와 게이.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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