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만날 팀 에이스에 유독 약해
올 시즌 프로야구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행복한 팀은 삼성이다. 삼성은 6월9일부터 석 달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그런 삼성에게 말 못할 고민이 생겼다. 현대가 어느새 3.5경기 차까지 쫓아왔기 때문이 아니다. 삼성과 현대는 불과 17~18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막판에 3.5경기를 뒤집기란 여간해서 쉽지 않다.
그렇다면 삼성의 진짜 고민은 무엇일까? 삼성은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면 한화·현대·기아 중 한 팀과 만날 가능성이 99%다. 그런데 류현진(한화), 마이클 캘러웨이(현대), 세스 그레이싱어(기아) 등 세 팀의 에이스에게 철저히 눌리고 있다.
삼성은 7일 기아와의 광주경기에서 그레이싱어에게 8회 1사 뒤까지 2안타 4볼넷에 그치며 결국 0-1로 졌다. 그레이싱어는 올 시즌 삼성전 3승2패, 평균자책점 2.67로 잘 던졌다. 특히 2연패 뒤인 7월25일 대구 경기부터 삼성전 3연승을 달리고 있다.
삼성은 또 한화 ‘무서운 새내기’ 류현진에게 꼼짝 못하고 있다. 류현진은 올 시즌 16승(5패) 중 4승(무패)을 삼성으로부터 얻었다. 상대 7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숫자다. 삼성은 현대 캘러웨이에게는 더욱 맥을 못췄다. 지난해 한국무대에 뛰어든 캘러웨이를 만난 뒤 7전 전패를 당했다. 캘러웨이는 지난해 9패, 올해도 지금까지 7패를 당했지만 삼성에는 ‘불패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도 삼성을 상대로 3전 전승을 거뒀다.
한국시리즈에서 팀의 제1선발은 1차전과 4차전, 7차전에서 마운드에 오른다. 가장 중요한 경기 때마다 등판하는 것이다. 만약 삼성이 한국시리즈에서도 상대 에이스에게 맥을 못춘다면 한국시리즈 2연패는 물건너간 것이나 다름없다. 삼성이 이들을 상대로 어떤 해법을 들고 나올지 ‘가을잔치’가 기다려진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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