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와 나란히 1승 추가…1위 다툼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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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밑까지 다다랐다 싶으면 다시 도망간다. 시즌 막판 2위 현대가 무서운 기세로 선두 삼성을 위협하며 순위다툼에 불을 붙였다. 이에 질세라 삼성 역시 철벽 마운드를 앞세워 2위 현대의 추격에서 자꾸만 멀어지려 한다.
삼성은 19일 대구에서 열린 3위 한화와의 4연전 첫 경기에서 11회 말에 터진 조동찬의 끝내기 안타로 4-3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현대와의 승차를 3경기로 유지했다. 2-1로 앞서던 삼성은 7회 초 2점을 내주며 경기까지 내주는 듯했지만 권오준-오승환의 뒷문이 힘을 발휘하며 끝내 재역전을 이뤄냈다. 한화는 20일 연속경기를 위해 마무리 구대성을 아낀 게 화근이었다. 9회 말 삼성의 선두 타자 박진만은 7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상대 투수 권준헌의 2구를 두들겨 왼쪽 담장을 넘기는 동점 홈런을 터뜨리며 경기를 연장으로 몰고갔다.
이후엔 ‘케이오 펀치’가 경기를 지배했다. 삼성은 이후 권오준-오승환을 투입하는 강수를 던졌고, 한화 타선은 2이닝 동안 침묵했다. 전날 팀의 2타점을 혼자 올렸던 조동찬은 11회 말 2사 뒤 3루수 실책으로 2루까지 나간 진갑용을 불러들여 경기를 마무리했다. 세이브를 기대하던 오승환은 아웃카운트 둘을 삼진으로 잡으며 시즌 4승째(3패42세)를 올렸다.
현대는 최근 4연승의 상승세인 기아와의 집중력 싸움에서 승리를 거뒀다. 현대는 6회 말 볼넷 넷을 내주며 흔들린 상대 선발 장문석의 틈을 놓치지 않고 4안타를 몰아쳐 5점을 뽑아냈다. 이에 질세라 기아도 7회 말 줄곧 잘 던지던 현대 선발 캘러웨이를 몰아세워 3연속 안타와 내야땅볼로 1점을 뽑은 뒤, 대타 조경환의 3점 홈런으로 4-5까지 따라갔다. 하지만 기아의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현대 벤치는 손승락-이현승-신철인으로 이어지는 허리진과 마무리 박준수가 더는 득점을 허용하지 않았고, 8회 말 1점을 더 보태 기아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현대는 6회 무사 1루에서 서한규가 팀의 시즌 144번째 보내기 번트를 성공시키며 1996년 쌍방울이 세운 한 시즌 최다 희생번트(143개) 기록을 10년 만에 새로 썼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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