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KIA, KS직행·4강행 초 읽기

혼전 양상을 보였던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의 순위 싸움이 종착역을 앞두고 점차 정리되면서 포스트시즌 윤곽도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다.

삼성은 28일 LG를 5-4로 꺾어 한국시리즈(KS) 직행에 필요한 매직넘버를 `1'로 줄였다. 남은 4경기에서 1승을 보태거나 현대가 한 경기라도 지면 2년 연속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로 직행할 수 있다.

KIA도 같은 날 한화에 2-0으로 승리한 반면 두산이 롯데에 1-5로 패해 4강행 티켓 확보에 필요한 매직넘버를 `3'으로 만들었다. 지난 해 창단 사상 처음으로 꼴찌 추락 수모를 당했던 KIA가 남은 4경기에서 3승을 추가하면 두산이 5경기를 모두 승리하더라도 똑같이 64승59패로 같아져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11승6패1무로 앞선 KIA의 승리로 막을 내리기 때문이다.

우선 지난 23일까지 3연패에 빠져 2위 현대에 1게임 차까지 쫓겼던 삼성은 여유가 생겼다.

다음 달 1일과 2일 `예비 한국시리즈'로 불릴 현대와 원정 2연전이 예정돼 있지만 그 전에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가 29일과 30일 적지에서 맞붙는 3위 한화에 발목을 잡히거나 삼성이 30일 두산과 경기에 승리하면 삼성은 현대와 맞대결 전에 한국시리즈 직행에 성공하기 때문이다.

삼성은 2연승 상승세를 타며 현대와 간격을 2.5게임 차로 따돌린 데다 `특급 소방수' 오승환이 시즌 46세이브로 일본프로야구의 이와세 히토키(주니치)와 아시아 최고기록 타이를 이루며 신기록 수립을 눈 앞에 둬 분위기도 좋다.

한화를 4.5게임 차로 따돌려 2위를 확보한 현대도 페넌트레이스 우승에 욕심을 내기보다 삼성과 포스트시즌 기선 제압 싸움에 총력전을 편다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KIA도 두산과 `가을 잔치' 초대장 한 장을 놓고 벌인 피 말리는 4강 혈투에서 한숨을 돌렸다.

지난 27일 한화전 패배로 2연패에 빠져 3연승의 가파른 상승세를 탄 두산에 반 게임 차까지 추격당했지만 1.5게임 차로 달아나 다소 느긋해 졌기 때문이다.

30일부터 안방에서 열리는 롯데와 더블헤더를 포함한 4연전에서 연패만 당하지 않는다면 4강행 티켓은 떼어놓은 당상이나 다름없다.

올 시즌 롯데와 상대전적에서 6승8패로 열세였던 게 마음에 걸리지만 막강 `원투펀치' 세스 그레이싱어(14승)-김진우(10승)와 신용운-한기주-윤석민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은 든든하다.

반면 두산은 롯데와 두 경기, 삼성.SK.한화와 각 1경기씩을 남겨둬 꺼져가는 4강행 불씨를 살리려면 남은 5경기에서 전승을 하고 KIA의 연패를 바랄 수밖에 없는 처지다.

나머지 팀들의 올 해 서열도 정해졌다.

한화가 2승을 보태면 3위를 확보하는 가운데 SK는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됐다. 지난 해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나갔던 SK로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또 탈꼴찌 경쟁을 벌인 롯데와 LG는 각각 7위와 8위로 시즌을 쓸쓸하게 마감하게 됐다.

이동칠 기자 [e-mail]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