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도네즈 끝내기 홈런…월드시리즈 진출, ‘부활 찬가’
‘부활’은 그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1993년(0.525·85승77패) 이후로 5할 승률을 해내지 못한 만년 하위팀. 2003년엔 시즌 119패(43승)를 당하며 한 시즌 최다패 역대 2위(1위 1962년 120패 뉴욕 메츠)라는 굴욕을 맛봤던 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22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디트로이트는 15일(한국시각) 안방인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4선승제) 4차전에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6-3으로 누르고 4전 전승으로 월드시리즈에 먼저 올라섰다. 디트로이트는 22일 시작되는 월드시리즈까지 6일을 쉬면서 느긋하게 내셔널리그의 뉴욕 메츠-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의 승자를 기다릴 수 있게 됐다.
포스트시즌 파죽의 7연승=오클랜드가 2회 2점, 4회 1점을 뽑아내며 3-0으로 앞서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포스트시즌 6연승의 기세가 한풀 꺾이는 듯했다. 하지만 ‘영원한 우승후보’ 뉴욕 양키스를 1패 뒤 3연승으로 누른 디트로이트의 저력은 무서웠다. 상대 선발 댄 하렌에게 4회까지 안타 2개로 끌려가던 디트로이트 타선은 5회말 1사 3루에서 2루타 2개가 연이어 폭발해 2-3까지 따라붙었다.
오도네즈 ‘영웅의 탄생’=다음은 ‘영웅’이 나설 차례. 챔피언십시리즈 3경기 동안 13타수 3안타(0.154)로 부진했던 디트로이트의 4번 매글리오 오도네즈가 6회부터 숨죽였던 방망이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선두타자로 나온 오도네즈는 상대 투수 댄 하렌의 초구를 두들겨 왼쪽 담장을 넘기는 동점홈런을 쏘아올리며 3-3 균형을 맞췄다.
불붙은 오도네즈의 방망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3-3으로 연장전을 눈앞에 둔 9회말. 오도네즈는 2사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서 오클랜드의 마무리 휴스턴 스트리트의 2구를 때려 또다시 왼쪽 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3점홈런을 터뜨렸다. 중심타자 역할을 완벽히 수행한 오도네즈는 “훌륭한 감독과 선수들이 있는 한,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 이제 우리에게 그 기회가 온 셈”이라며 월드시리즈 진출 소감을 밝혔다.
한발 앞서나간 카디널스=뉴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에서는 안방팀 세인트루이스가 선발투수 제프 수판의 맹활약 덕분에 뉴욕 메츠를 5-0으로 누르고 1패 뒤 2연승을 거뒀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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