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우(왼쪽 사진) 정민철(가운데) 구대성(오른쪽)
한화 송진우·정민철·구대성 한국시리즈 우승 다짐
정확히 7년. 1999년 한화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투수 3인방이 다시 뭉치는 데 걸린 시간이다. 정규리그 2위 현대를 플레이오프 4차전 끝에 3승1패로 누르고, 21일(오후 2시) 대구에서 시작되는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한화의 베테랑 투수 송진우(40) 정민철(34) 구대성(37)을 두고 하는 말이다.
7년의 시간은 싱싱하던 어깨의 힘을 앗아갔지만 대신 경험과 관록을 선물했다. ‘원투펀치’ 자리를 류현진-문동환에게 내준 정민철과 송진우는 고비마다 중요한 몫을 하며 팀을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았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 깜짝 등판한 정민철이 5⅓이닝을 1실점으로 버티며 승리를 거두자, 4차전에선 송진우가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일본과 미국 프로야구를 경험한 ‘베테랑’ 구대성은 오히려 7년 전보다 ‘업그레이드’해서 돌아왔다. 기아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1세이브를 거둔 데 이어, 플레이오프에서 팀의 3승을 모두 마무리하며 2세이브를 올렸다.
1999년 롯데와 벌인 한국시리즈는 이들 셋을 위한 잔치였다. 당시 1·2선발을 맡았던 정민철과 송진우가 각각 2승과 1승, 마무리였던 구대성이 1승(1패)3세이브를 올리며 창단 13년 만에 팀의 첫 우승을 일궈냈다. 당시 이들의 나이는 20대 후반~30대 초반. 야구 인생의 최전성기였던 이들은 우승을 끝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정민철은 이듬해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진출했다가 2002년 한화로 돌아왔다. 2000년 일본 오릭스 블루웨이브에 입단한 구대성이 지난해 뉴욕 메츠를 거쳐 올 시즌부터 다시 한화 유니폼을 입으면서 셋의 ‘재결합’은 완성됐다.
현역 최고령 송진우는 플레이오프 4차전 승리를 거둔 뒤 “우승 맛을 못 본 후배들에게 한국시리즈 우승을 안겨주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어게인 1999’ 외에 이들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세 경기를 연이어 등판한 구대성 역시 “피곤한지 모르겠다”며 자신을 다독였다. 함께 있어 두려울 게 없는, ‘독수리 3인방’에게 다시 한번 기회가 찾아왔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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