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꿀맛 같은 휴식..삼성은 2001년 악몽 재현?
전국적으로 내린 비로 인해 22일 예정된 한국시리즈 2차전이 순연되면서 한화가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하게 됐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투수진의 체력 소모가 극심했던 한화는 전날 1차전에서 '사자 천적' 유현진을 내세우고도 완패, 이날 경기까지 내줬다면 자칫 한국시리즈 승부가 삼성의 일방적인 경기로 끝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날 하늘이 도운 덕분에 금쪽같은 휴식을 취하고 23일 2차전 반격에 나서게 됐다.
더욱이 이날 경기가 낮경기였고 23일은 밤 경기라 휴식 시간이 길어져 한화로서는 이날 비가 무척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반면 삼성은 지난 2001년 두산과 한국시리즈에서 악몽이 불현듯 떠오르는 순간이기도 했다.
삼성은 포스트시즌에서 비로 인해 좋았던 기억은 한 번도 없다.
지난 1984년 롯데 유두열의 극적인 3점 홈런으로 상징되던 한국시리즈 7차전도 비로 인해 하루 순연된 뒤 삼성은 4-6으로 역전패하며 우승 문턱에서 주저 앉았다.
지난 1986년 OB(현 두산)과 플레이오프 3차전도 비로 인해 하루 늦게 벌어졌고 OB에 0-2로 졌다. 5차전 승부 끝에 삼성은 한국시리즈에는 진출했지만 우천 순연 후 벌어진 포스트시즌 경기에서는 3번 모두 패했다.
2001년 한국시리즈는 그 악연의 절정판이었다. 당시 김응용 감독(현 삼성 사장)이 이끌던 삼성은 김인식 감독의 두산에 1차전에서 7-4로 승리, 스타트를 잘 끊었으나 이날과 똑같이 2차전이 우천으로 취소되는 바람에 하루를 쉬고 치른 경기에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5-9로 패했다. 잠실로 이동해 열린 3차전에서 두산에 9-11로 석패했던 삼성은 운명의 4차전에서 한 회에 8점을 내며 재반격에 시동을 걸었지만 돌아선 수비에서 마운드가 12점을 내주며 허망하게 무너져 승기를 두산 쪽에 완전히 빼앗겼었다. 상대팀이 두산에서 한화로 바뀌었고 사령탑도 김응용에서 선동열 감독으로 변해 당시 악몽이 5년 만에 재현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한화 감독은 '그 때 그 사람' 김인식 감독이라는 점에서 내심 찜찜한 게 사실이다. 삼성은 그간 한국시리즈 우승을 앞두고 수많은 징크스에 시달렸기에 사소한 일이라도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올해 우승 후 대구 시민들과 함께 하는 대대적인 축하 행사를 기획 중인 삼성이 시리즈 도중 구체적인 언급을 극도로 삼가고 있는 점이 이에 대한 방증이다. 삼성이 '비 징크스'를 극복하고 2차전 야간 경기에서 2승째를 챙길 수 있을지, 김인식 한화 감독이 다시 한번 비구름 덕분에 반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 (대구=연합뉴스)
2001년 한국시리즈는 그 악연의 절정판이었다. 당시 김응용 감독(현 삼성 사장)이 이끌던 삼성은 김인식 감독의 두산에 1차전에서 7-4로 승리, 스타트를 잘 끊었으나 이날과 똑같이 2차전이 우천으로 취소되는 바람에 하루를 쉬고 치른 경기에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5-9로 패했다. 잠실로 이동해 열린 3차전에서 두산에 9-11로 석패했던 삼성은 운명의 4차전에서 한 회에 8점을 내며 재반격에 시동을 걸었지만 돌아선 수비에서 마운드가 12점을 내주며 허망하게 무너져 승기를 두산 쪽에 완전히 빼앗겼었다. 상대팀이 두산에서 한화로 바뀌었고 사령탑도 김응용에서 선동열 감독으로 변해 당시 악몽이 5년 만에 재현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한화 감독은 '그 때 그 사람' 김인식 감독이라는 점에서 내심 찜찜한 게 사실이다. 삼성은 그간 한국시리즈 우승을 앞두고 수많은 징크스에 시달렸기에 사소한 일이라도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올해 우승 후 대구 시민들과 함께 하는 대대적인 축하 행사를 기획 중인 삼성이 시리즈 도중 구체적인 언급을 극도로 삼가고 있는 점이 이에 대한 방증이다. 삼성이 '비 징크스'를 극복하고 2차전 야간 경기에서 2승째를 챙길 수 있을지, 김인식 한화 감독이 다시 한번 비구름 덕분에 반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 (대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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