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선발투수 크리스 카펜터가 7회초 수비에서 내야진이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타자들을 더블아웃으로 잡아내자 주목을 불끈 쥐며 좋아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AP 연합
8이닝 무실점 역투에 디트로이트 타선 ‘꽁꽁’
세인트루이스 월드시리즈 2-1…26일 4차전
세인트루이스 월드시리즈 2-1…26일 4차전
8회말 무사 1루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선발투수 크리스 카펜터가 타석에 들어섰다. 순간, 뉴부시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4만여 안방팬들은 일제히 일어나 박수와 함성으로 그를 환영했다. 8회초까지 눈부신 호투를 선보인데 대한 격려의 박수였고, 9회초 수비에서 그를 또 볼 수 있다는 기대의 박수였다. 그가 희생번트마저 1루쪽으로 절묘하게 성공시키자 팬들은 또 열광했다.
카펜터는 완벽했다. 자로 잰 듯한 직구,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커브, 타이밍을 절묘하게 빼앗는 체인지업까지…. 25일(한국시각)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를 상대로 열린 월드시리즈 3차전은 카펜터를 위한 ‘잔치’였다. 최종 스코어는 5-0. 2승1패로 다시 앞선 세인트루이스는 안방에서 이어지는 4·5차전을 모두 승리하면 1982년 이후 24년 만에 챔피언 반지를 끼게 된다.
카펜터는 8회까지 사사구없이 단 3안타만 내주며 호랑이 타선을 잠재웠다. 투구수도 82개에 불과해 ‘꿈의 월드시리즈 완봉승’도 노려볼만 했다. 그러나 팀이 8회말 한점을 더 달아나는 등 공격이 길어지자, 토니 라루사 감독은 어깨가 식은 그를 9회말에 등판시키지 않았다.
카펜터는 8이닝 중 6이닝을 삼자범퇴로 처리했고, 1~6번 타자를 모조리 잡아냈다. 또 3회 2사 3루를 빼곤 2루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아울러 디트로이트의 포스트시즌 10경기 전 경기 연속홈런 행진도 막아냈다.
공격에선 ‘푸홀스 효과’가 빛을 발했다. 세인트루이스는 3차례의 득점과정에서 강타자 앨버트 푸홀스가 ‘감초’ 구실을 했다. 푸홀스는 4회말 선두 프레스턴 윌슨이 좌전안타로 포문을 열자, 우익선상을 따라 투바운드로 관중석으로 넘어가는 인정 2루타로 무사 2·3루의 기회를 만들었다. 세인트루이스는 이어진 1사 만루에서 짐 에드몬즈의 우익선상 2루타로 2-0으로 앞섰다. 디트로이트 불펜 조엘 주마야와 잭 마이너는 7회와 8회 푸홀스 타석 때 지나치게 긴장한 탓에 실책과 폭투로 3점을 추가로 내줬다.
한편, 이날 관중석에는 2차전 부정투구 의혹의 주인공 디트로이트의 케니 로저스를 비꼬는 피켓이 많이 내걸려 눈길을 끌었다. 4차전은 26일 오전 9시5분(Xports 생중계) 같은 장소에서 열리며, 세인트루이스 제프 수판과 디트로이트 제레미 본더맨이 선발 맞대결을 벌인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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