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을 치고도 못 이긴 첫 경기가 되는구나….”
경기가 끝난 뒤 어느 한화 팬이 남긴 한마디다. 8회말 김태균과 심광호의 홈런으로 3-3 동점이 됐을 때만 해도 한화의 ‘홈런=승리’ 방정식이 또 한번 힘을 발휘하는 듯 했다.
기아·현대와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동안 한화가 때린 홈런은 모두 8개. 이들 8개의 홈런은 모두 한화가 이긴 경기에서 터져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도 제이 데이비스의 2점홈런이 승부에 쐐기를 박으며 한화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삼성의 막강한 불펜진은 호락호락 한화의 승리를 허용하지 않았다. “우리 투수들은 기아·현대와 질적으로 다르다”던 선동열 삼성 감독의 호언장담은 허튼소리가 아니었다. 한화는 삼성의 ‘KO펀치’ 권오준-오승환으로부터 홈런 한방씩을 뽑아내며 삼성의 자존심을 무너뜨렸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선동열 감독은 8회말 오승환이 동점 2점홈런을 허용하자 9회말 일찌감치 오상민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선 감독은 경기 뒤 “(오승환을) 구대성과 맞대결시키기보단 불펜진을 가동해서 연장을 승부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며 변함없는 믿음을 보냈다.
아깝게 승리를 놓친 김인식 한화 감독은 “올해 처음 나온 임창용마저 시속 148㎞ 가까이 던지는데 이길 재간이 있냐?”며 “삼성에서 투수 하나만 빌려왔으면 좋겠다”는 말로 불펜의 실력차를 인정했다.
대전/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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