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시절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에서 명투수 조련사로 이름을 날린 김시진 신임 현대 감독은 국내 실정에서는 보기 드물게 투수코치로만 한 팀에서 13년을 봉직한 끝에 사령탑에 오르는 고진감래의 전형을 연출했다.
1990년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투수왕국으로 발전시킨 레오 마조니 투수코치처럼 미국프로야구나 일본프로야구에서는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 받아 팀을 옮겨다니며 코치로서 긴 생명력을 보이고 있는 이가 많지만 한국에서 김 감독처럼 코치로서 오랜 기간 수련을 닦은 이는 드물다.
1983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프로 데뷔한 뒤 1992년 롯데에서 은퇴할 때까지 김 감독은 10시즌 통산 273경기에 등판, 67번의 완투, 16번의 완봉승을 일궈내며 124승73패 16세이브, 평균자책점 3.12의 좋은 성적을 남겼다.
재일동포 김일융과 삼성의 원투 펀치를 형성했었고 1985년과 1987년에는 각각 25승(5패), 23승(6패)으로 다승 1위를 차지했다. 프로 초창기 선발과 구원을 가리지 않고 등판, 1985년 삼성이 전후기 통합 우승을 차지했을 당시에는 무려 269⅔이닝을 뿌리는 등 데뷔 후 5년간 한 해 평균 220이닝을 소화한 강견의 대명사였다.
183㎝의 큰 키에서 뿜어나오는 빠른 직구와 예리한 슬라이더가 주무기였던 김 감독은 화려했던 현역 생활을 뒤로 하고 1993년부터 현대의 전신인 태평양 돌핀스 투수코치를 시작으로 지도자 생활에 발들 들였다.
1996년 현대 피닉스 코치를 지낸 뒤 1998년부터 유니콘스 마운드를 책임져 온 김 감독은 그해 인천고를 졸업하고 프로에 데뷔한 김수경을 12승(4패) 투수로 키워내면서 지도력을 인정 받았다.
자신의 투구 스타일과 비슷한 김수경에게 슬라이더를 집중 전수하며 팀의 주축 선수로 키워냈고 2000년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에는 김수경, 정민태, 임선동 등 3명을 모두 18승 투수로 육성하기도 했다.
김수경을 필두로 2002년 조용준, 2003년 이동학, 2004년 오재영 등 4명의 투수를 신인왕으로 조련, 김 감독의 지도력은 절정에 달했다.
써도 써도 없어지지 않는 '화수분'이라는 현대 투수진은 김 감독의 손끝에서 탄생했고 현대가 1996년 창단 후 11년 동안 4번이나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는 데 큰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김 감독은 현대 마운드를 풍부하게 살찌운 공로를 인정 받아 마침내 감독 자리에 앉았다. 8개 구단 감독이 모두 확정된 가운데 김 감독을 비롯해 선동열 삼성, 김인식 한화, 김성근 SK 감독 등 투수 출신 사령탑은 4명으로 늘었다. 최근 프로야구는 정규 시즌이든 단기전이든 마운드가 튼튼해야 4강 이상 진출할 확률이 높아지면서 현대는 내부 후보자 중 저울질하다 명 투수코치 출신인 김시진 감독으로 전략적인 선택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장현구 기자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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