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대륙간컵 야구대회(9~19일)를 개최하는 대만의 야구 열기는 엄청나다.
매스컴은 하루 앞으로 다가온 대회 소식을 요란하게 전하고 있고, 개최지인 대만 제3의 도시 타이충 거리는 대회 홍보 포스터로 넘실댄다. ‘대만판 박찬호’ 왕젠밍(뉴욕 양키스)과 프로야구 라뉴 베어스가 참가하고 있는 코나미컵 소식도 매스컴에 빠지지 않는 단골메뉴다.
타이충은 지난해 대만시리즈를 4연승으로 제패한 프로야구 싱농 불스의 연고지. 이런 열기를 반영하듯 한국과 대만·일본 선수단이 묵고 있는 타이충 하워드프린스호텔 앞에는 밤마다 대만 야구스타들을 보려는 팬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대만은 ‘야구의 나라’다. 자존심 또한 대단하다. 대만은 자신들이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으로 야구를 잘한다고 생각한다. 인구는 한국의 절반밖에 안되는 2300만명이지만, 대만 프로야구는 한때 양대리그 11개팀이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대만은 한국야구를 자신들보다 한수 아래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대만은 한국보다 8년 빠른 1897년에 야구가 도입됐다. 한국과의 역대전적에서도 17승12패로 앞서 있다. 특히 올봄, 세계야구클래식에서 한국에 0-2로 질 때까지 4년간 5연승을 거뒀다. 1984년 엘에이(LA)올림픽 3~4위전에서는 한국을 누르고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을 누르고 출전한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는 당당히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대만은 프로 1.5군으로 구성된 한국에 대해선 관심밖이다. 대만은 쿠바를 꺾고 정상을 노리고 있다. 타이완 열도의 더위는 한풀 꺾였지만, 야구 열기는 더욱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타이충(대만)/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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