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간컵·코나미컵 경기촉진률 눈길
“야구는 빨리 빨리~.”
야구팬들은 지루한 야구보다 지더라도 화끈한 야구를 좋아한다. 일본과 대만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는 제2회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와 제16회 대륙간컵 야구대회에서는 이런 팬들의 바람을 경기 ‘촉진룰’에 담았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대륙간컵의 ‘고의 4구’ 규정. 투수와 포수가 타자를 일부러 볼넷으로 내보내려면 공 한개만 던지면 된다. 국제야구연맹(IBAF)은 이번 대회에서 투수가 ‘볼’ 하나를 던진 뒤 포수가 주심에게 말로 전하면 고의 4구로 인정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고의 4구’는 투수가 일어서 있는 포수의 바깥 쪽을 향해 던지지만, 이 또한 실책이 나올 수 있고, 투수의 투구수를 늘린다는 점에서 국제야구연맹은 그동안 ‘편법’을 철저히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늘어나는 경기시간 앞에 국제야구연맹의 ‘전통’이 처음 고개를 숙인 셈이 됐다.
경기 촉진룰의 ‘단골’인 투수의 워밍업 투구수 제한은 두 대회에서 모두 적용하고 있다. 대륙간컵에서는 투수를 교체할 때 기존 8개에서 4개로 줄였고, 이닝을 교대할 때도 투수의 연습투구를 5개로 제한했다.
코나미컵에서는 투수 교대시엔 기존대로 8개이지만, 이닝을 교대할 때는 대륙간컵과 마찬가지로 연습투구를 5개로 했다. 특히 투수가 흔들린다고 포수를 뺀 다른 야수가 투수를 격려하기 위해 마운드에 오를 수 없도록 했다.
그러나 이 규정은 야구의 흥미를 반감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하일성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은 “경기를 박진감 있게 하겠다는 의식이 선수들에게 먼저 심어져야지, 무조건 규제만 하면 야구가 재미없어진다”고 지적했다.
타이중(대만) 도쿄/김동훈 박현철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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