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미컵 삼성 니혼햄에 7-1 패. 9일 저녁 일본 도쿄돔구장에서 열린 코나미컵 일본 니혼햄과의 경기에서 7-1로 패한 삼성 선동렬 감독이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한상균/야구/2006.11.9 (도쿄=연합뉴스)
일본, 대만 1-0 꺾고 2연패
라뉴 베어스(대만)와의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2006’ 예선 마지막 3차전을 앞둔 10일. 선동열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선수들을 모아놓고 ‘지면 망신이다, 정신력으로 해라’는, 시즌 중에도 안하던 얘기를 했다”며 불만을 털어놨다.
12일 일본 닛폰햄 파이터스의 우승(대만에 1-0 승리)으로 끝난 코나미컵에서 삼성이 거둔 성적은 3위(1승2패). 대회가 열리기 전부터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던 선 감독의 걱정은 현실로 나타났다. 삼성은 지난해 1회 대회에서도 2위에 만족해야만 했다. 선동열 감독은 “코나미컵 때문에 나만 나쁜 감독됐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선 감독은 라뉴에 패한 뒤 ‘클린업 트리오’가 제대로 못해줬다고 아쉬워했다. 3번 박진만과 4번 심정수는 각각 3타수 무안타로 부진했고, 5번 김한수가 3타수 1안타로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전날까지 2경기 7타수 무안타로 부진해 6번으로 강등당한 양준혁이 4회초 선제 2점홈런을 친 것이 전부일 정도였다.
반면, 대만은 4번 타자 천진펑이 2타점을 올리고, 린치성이 결승홈런을 때리는 등 중심타자들이 힘과 정교함에서 한국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국내 프로야구를 2연패한 삼성의 참담한 성적은 한국프로야구를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삼성의 올 시즌 팀 타율은 0.255로 전체 3위. 수비야구로 정평이 난 삼성이지만 국내리그에선 타격도 약한 팀이 아니었다. 이번 대회의 결과는 한국프로야구 공격력의 전반적인 수준이 ‘우물안 개구리’에 머물러있음을 증명한다.
코나미컵의 개최 의의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삼성의 성적표는 오히려 한국프로야구의 국제교류가 더욱 필요함을 나타내는 방증이다. 투수 중심의 아마야구, 스트라이크존의 수정 등 타자들의 성장을 장려할 수 있는 개선책들도 필요한 시점이다.
도쿄/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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