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간컵 대만전, ‘미숙한 판정’
안타 무효·감독 퇴장, “운없는 경기”
안타 무효·감독 퇴장, “운없는 경기”
대만 타이중에서 열리고 있는 16회 대륙간컵 야구대회. 1973년 대회 창설 이후 햇수로만 벌써 33년째다. 1977년 제3회 니카라과 대회에선 김응룡 감독이 이끈 한국이 첫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선수단은 김포공항에서 시청까지 카퍼레이드를 벌일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그런데 한국은 묘하게도 이 대회에서만은 대만에 맥을 못추고 있다. 3회 대회부터 지금까지 9차례 대결했지만, 모두 졌다. 심지어 한국이 우승했던 3회 대회 예선에서도 대만에 1-2로 패했다. 대만은 역대 대륙간컵에서 한번도 4강에 든 적도 없다. 그런데 유독 한국만 만나면 힘을 낸다.
한국은 12일 대만과의 경기에서 지독한 대만 징크스에 또다시 고개를 저었다. 6-2로 앞선 5회말 2사 1·2루에서 송광민(한화)이 우중간 안타를 쳤다. 이 때 호주 1루심이 느닷없이 ‘볼데드’(경기 중단)를 선언했고, 송광민의 안타는 무효처리됐다. 대만 감독의 ‘타임’ 요청을 심판이 받아들였기 때문이었다. 7-2나 8-2로 달아날 기회를 심판의 미숙한 판정으로 날려버린 것이었다. 연장 12회말에도 황당한 심판판정이 나왔다. 김학용 감독이 마운드에 한번 오른 것을 쿠바 주심이 두번 오른 것으로 착각해 항의하던 김 감독을 퇴장시킨 것이었다. 결국 한국은 연장 12회 접전 끝에 7-9로 졌다.
황동훈 대표팀 전력분석관은 “심판은 경기 내내 공정했지만 하필이면 안타가 나오는 순간 타임을 받아들였다”면서 “한마디로 운이 없었다”고 혀를 찼다.
프로 2군과 대학선발로 짜여진 한국 야구가 아시아경기대회 출전선수들이 대거 포함된 일본과 대만을 상대로 선전을 펼치고도 잠못이루는 밤을 보내고 있다.
타이중(대만)/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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