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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80년대 야구스타 형님들의 ‘대만 수다’

등록 2006-11-15 18:32수정 2006-11-15 21:28

오른쪽부터 김준환 원광대, 권영호 영남대, 김용철 경찰청 감독.
오른쪽부터 김준환 원광대, 권영호 영남대, 김용철 경찰청 감독.
80년대 야구스타 5명, 대륙간컵 관전기
“어이, 용철이 오랜 만이네.”
“먼길 오느라 고생 많으셨죠?”

김재박(52) 권영호(52) 김준환(52) 김용철(50) 정진호(50)…. 1980년대 초창기 프로야구를 주름잡던 올드스타들이 제16회 대륙간컵 야구대회가 열리고 있는 대만에서 뭉쳤다. 이젠 머리가 희끗해지고 이마엔 주름이 잡혔지만, 여전히 올드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이들이다.

■ 대만에 왜 왔을까?

권영호 영남대 감독은 대표팀 투수코치로, 김준환 원광대 감독은 전력분석관으로, 김용철 경찰청 감독은 견학차 대만을 찾았다. 또 도하아시아경기대회 야구대표팀 김재박 감독과 정진호 수석코치는 대만·일본팀 전력을 분석하기 위해 대만을 다녀갔다.

1973년 청소년대표로 대만을 처음 방문했던 정진호 수석은 “향료 냄새 때문에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 고생했다”고 회고했다. 1977년 제3회 니카라과대회 우승 주역인 김재박 감독은 “과거 대륙간컵은 국가대항전 성격으로 인기가 높았다. 니카라과대회에서 우승한 뒤 귀국해서 카퍼레이드까지 벌일 정도였다”며 껄껄 웃었다.

■ 팀은 제각각 ‘5인5색’

이들 다섯명은 공교롭게도 한때 소속팀이 모두 달랐다. 김재박 감독은 엘지(LG), 권영호 감독은 삼성, 김준환 감독은 해태, 정진호 수석은 태평양, 김용철 감독은 롯데에서 선수로서 전성기를 보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대만 일본팀이 묵고 있는 호텔에 사인을 받으려는 대만 팬들이 장사진을 이루자, 이들은 옛 추억을 한마디씩 던졌다. 김준환 감독은 “원정경기 때 극성팬 수십명이 호텔 방까지 찾아와 곤욕을 치른 적도 있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 ‘3김 타선’ 대 ‘용용 타선’

서로의 인연은 많다. 김재박 감독과 권영호 감독은 영남대와 실업팀 한국화장품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정진호 수석과 김용철 감독은 현대에서 코치로 오랜 동안 호흡을 맞췄다. 또 김준환-김용철 감독은 고교(군산상고-부산상고)와 실업(상업은행-한일은행), 프로(해태-롯데)에서 언제나 ‘맞수’였다. 김준환 감독은 김봉연 극동대 교수-김성한 전 기아 감독과 함께 군산상고 출신 3인방으로 막강 해태의 ‘3김 클린업 트리오’를 구축했고, 김용철 감독은 김용희 전 롯데 감독과 함께 공포의 ‘용용 타선’을 이뤘다.

다섯명 중 유일한 투수 출신인 권 감독은 “모두 훌륭한 타자들이지만 내 공은 그래도 김용철 감독이 제일 잘 쳤던 것 같다”며 웃었다.

대만(타이중)/글·사진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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