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한 선수구성…한국 7위 마감
전 대회 준우승팀 한국이 제16회 대륙간컵 야구대회에서 8개팀 중 7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최약체 필리핀을 빼면 최하위다.
부진의 원인은 한마디로 부실한 선수 구성에 있다. 출전 선수 24명 가운데 13명이 대학 1~3학년생들이고, 전력 보강을 위해 프로 2군(상무·경찰청 포함) 선수 11명을 합류시켰지만 ‘명함’을 내밀만한 선수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1군 무대 승리 기록이 있는 투수는 이현승(현대)이 유일했고, 타자도 김상현(상무)을 빼곤 이렇다할 1군 성적표가 없다.
반면, 대만과 일본은 도하 아시아경기대회 출전선수가 각각 15명과 9명이 포함됐고, 쿠바·네덜란드 등 나머지 5개국도 모두 국가대표 정예멤버가 출전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네덜란드에겐 콜드게임 패배를 당하는 수모도 겪었다. 황동훈 전력분석관은 “이 전력으로 일본 대만 호주와 1~2점차 접전을 펼친 것만 해도 잘한 것”이라며 “믿을만한 투수 1~2명만 더 있었어도 좋은 성적을 거뒀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프로 선수들이 몸을 사리는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친 것도 문제였다. 11명 가운데 진민호(기아) 김태완(경찰청) 등 몇몇을 빼면 대부분 코칭스태프를 실망시켰다. 선수단 내부에서조차 “프로 1군 선수가 못나올 바엔 차라리 투지넘치는 대학선발이 출전하는 게 나을 뻔 했다”는 탄식이 나올 정도였다. 김학용 대표팀 감독(동국대)은 “어려운 여건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역부족이었다”며 “프로팀의 협조 없이는 앞으로도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19일 대만 타이중야구장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7~8위 결정전에서 임성헌(건국대)의 완투를 발판삼아 필리핀을 5-1로 누르고 7위로 대회를 마쳤다.
타이중(대만)/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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