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가 11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주니치 드래건스 입단과 관련한 소감과 각오 등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병규, 주니치 입단 회견
주니치 배려에 마음 기울어
주니치 배려에 마음 기울어
11일 오후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일본 주니치 드래건스 입단 기자회견을 한 이병규(32·전 엘지 트윈스). 그의 표정은 밝았다. 한달 남짓 끌어온 협상을 마무리하고 이를 발표하는 자리였으니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마음 한쪽은 무거워 보였다. 10년 동안 엘지라는 구단에 몸담았지만 우승의 꿈은 한 차례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앞서 일본 프로구단에 입단했던 선수들은 국내에서 우승 등의 기쁨을 맛보고 대한해협을 건넜다. 이종범(1997년)이 그랬고, 구대성(1999년)이 그랬다. 하지만 이병규의 전 소속팀 엘지는 올 시즌 ‘창단 후 첫 꼴찌’의 참담한 성적을 남겼다.
이병규도 이를 의식한 듯 “엘지에서 (1997년 입단 후) 10년 동안 뛰면서 우승을 못하고 팀을 옮기게 돼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래도 가장 좋았던 것이 “엘지에서 몸담았던 10년”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런 기회가 자주 없을 것 같아 고민 끝에 엘지를 떠나게 된” 이병규였다.
이병규는 입단 소감에서 “주니치는 (이)종범이 형과 (이)상훈이 형과의 식사 자리에서 자주 얘기를 들었고, 엘지와 자매팀이어서 친숙하다”며 “주니치에서 수차례 충분히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고 보장했다. 구단에서 배번도 7번으로 빼놓는 등 세세한 배려가 기대 이상으로 좋아서 마음이 기울었다”고 말했다. 첫 시즌 목표를 두고서는 “타율 0.300 이상을 치면 좋겠지만 첫해는 현지에 적응하면서 부상 없이 전 시즌을 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병규는 내년 1월까지 국내에서 웨이트 트레이닝 등 체력훈련을 하다가 2월 초께 일본으로 건너가 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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