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식 코치 “예전 이승엽이 아니다”

미완의 대기였던 이승엽(31.요미우리 자이언츠)을 세계적인 거포로 키워낸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박흥식 타격 코치는 15일 경산 볼파크에서 3년 만에 이승엽의 훈련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뒤 "예전 이승엽이 아니다. 상체 근육이 정말 몰라보게 달라졌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박흥식 코치는 "이제 막 스윙훈련을 시작했기에 아직 특별한 문제점을 발견할 수는 없지만 큰 차이는 없을 것 같다. 다만 상체 근육이 우람해 져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박 코치는 예전부터 "이승엽이 일본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향상도 중요하지만 집요한 일본 투수들의 스타일을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해왔다.

한국 시절과 타격 폼에서 큰 차이가 없음에도 이승엽이 한 단계 성장한 것은 결국 일본 무대에서 언제든지 한 방을 때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터득한 덕분이라는 게 박 코치의 분석이다.

그는 "타격자세가 완전히 무너진 상태였던 지난 2004년 겨울과 달리 이번 겨울에는 타격폼이 완성된 상태에서 스윙을 한다. 그만큼 자신 있고 일본 투수들의 성향을 완전히 파악했다는 뜻"이라며 특별히 기술적으로 지적해 줄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본 투수들의 몸쪽을 정교하게 파고드는 빠른 공에 적응력을 키우기 위해 이승엽은 지난 2004년 겨울부터 웨이트트레이닝에 초점을 맞추고 몸집을 불렸다. 그 효과는 그대로 나타나 홈런은 그야말로 대포가 되고 살짝 건드려도 장타가 되는 '헤라클레스'로 변모했다.

이승엽의 근육 강화 운동을 지도 중인 오창훈 세진 헬스 관장은 "이승엽의 현재 몸무게는 97㎏으로 체지방은 거의 없고 온통 근육 덩어리"라고 말한다.

특히 올해는 달라진 식습관과 충분한 휴식으로 예년보다 훨씬 빠른 페이스로 근육이 붙고 있다.

오 관장은 "헬스를 전문적으로 하는 선수들 마냥 이승엽도 그 재미에 푹 빠져든 것 같다. 방송 출연 등 대외 활동이 많았던 지난해와 달리 승엽이가 이번 겨울에는 하루 5-6시간 훈련 뒤 집에서 자거나 동네 인근에서 영화를 보는 것으로 여가를 보낸다"고 귀띔한다.

살찌는 군것질거리를 멀리 하고 음주를 삼간 것도 이승엽의 달라진 모습이다. 경산 볼파크에 있던 삼성 관계자들은 이날 이승엽이 전에 없이 단백질 보강 차원에서 식사 후 삶은 달걀 20개를 먹는 모습에 또 놀랬다.

어머니를 잃은 슬픔이 있었지만 2월1일부터 시작되는 요미우리의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 맞춰 이승엽의 생체 시계는 차질 없이 흘러가고 있다.

장현구 기자 [e-mail] (대구=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