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SK 연습경기
한화 이글스와 에스케이 와이번스의 연습경기가 열린 12일 대전구장. 김인식 한화 감독과 김성근 에스케이 감독이 2002년 이후 5년 만에 지도자로서 그라운드 위에서 마주 섰다. 연습경기를 바라보는 두 감독의 시선은 사뭇 달랐다.
우선, 하와이에서 ‘나홀로’ 스프링캠프를 차렸던 한화는 국내팀과의 첫 실전경기라는 점에 무게를 뒀다. 때문에 무엇보다도 선수들의 기량점검이 목적이었다. 한화는 하와이에서 사회인팀과의 한차례 연습경기를 비롯해, 8차례 청백전만 치렀다. 시범경기를 통해 옥석고르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에 반해, 에스케이는 1월26일부터 실전체제로 들어가 8차례 청백전과 13차례의 연습경기를 가졌다. 한화와 달리 옥석고르기는 이미 완결단계에 왔다.
이런 이유로 김인식 감독은 하와이 실전경기에 단 한차례도 등판하지 못한 정민철을 제외하고는, 유원상 김혁민 임재청 김경선 등 1.5군 선수들을 기용해 기량을 점검했다. 선발라인업도 김태균, 이도형을 제외한 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뺀 채 짰다. 김인식 감독은 “타자들의 경우 따뜻한 곳에 있다가 추운 곳으로 와서 방망이를 휘두르면 부상위험이 있다”는 이유를 댔다.
에스케이는 달랐다. 김성근 감독은 이날 딸아이 출산때문에 서울로 올라간 4번 타자 김재현을 제외하고 주전급 선수들을 모두 기용했다. 선수들 또한 연습경기가 아니라 마치 정규시즌 경기처럼 발빠르게 움직였다. 방망이를 치고 1루로 뛰어갈 때도 전력질주했고, 볼넷을 얻어도 걸어가는 모습이 없었다. 외야수들도 좌중간, 우중간으로 빠지는 타구에 대해 전력질주로 커트해 내면서 4차례에 걸쳐 2루타를 단타로 막기도 했다. 포수 이재원을 1루수로 기용하는 등 멀티 포지션도 점검했다.
결국 한화와 에스케이의 연습경기는 홈런 4방을 몰아친 에스케이의 7-2, 완승으로 끝났다. 경기 후 양팀 감독들의 평가는 틀렸는데, 김성근 감독은 선수들의 플레이를 조목조목 평가한 반면, 김인식 감독은 한화 선수들에 대한 별다른 언급 없이 “에스케이 방망이가 좋은 것 같다”고만 했다. 두 베테랑 감독의 5년만의 맞대결이었지만, 출발점이 달랐던지라 경기는 다소 싱거웠다고 하겠다. 대전/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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