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여 관중이 꽉 들어차니 선수들도 신났다. 10일 부산 사직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경기에서 방문팀인 엘지의 조인성(오른쪽)이 3회 초 팀 동료의 번트로 3루에서 홈으로 달려들었으나 롯데의 포수한테 태그아웃됐다. 부산/연합뉴스
SK ‘제2의 류현진’ 구장에 2시간 먼저 나와 새우잠
4이닝 8피안타 3실점 호된 신고식…삼성에 5-6 패
4이닝 8피안타 3실점 호된 신고식…삼성에 5-6 패
에스케이(SK) 새내기 투수 김광현(19)은 10일 문학구장에 오후 1시30분에 나왔다. 선발투수는 보통 컨디션을 감안해 오후 4시에 구장으로 나오는게 원칙이었다. 하지만 데뷔 처음 선발로 등판하는 김광현은 이런 사실을 깜박했다. 결국 너무 일찍 운동장에 나와버린 김광현은 선수단 라커에서 새우잠을 다시 청했다. 좀 어수선한 하루였지만, 날씨는 딱 알맞았다. 그는 평소 “비오는 날에는 공이 잘 채이기 때문에 좋다”고 말해 왔다. 경기전 각오는 “약간 긴장은 되지만 많이 떨리지는 않는다”였다.
우승후보인 삼성 타선과 상대하면서 새내기 투수는 1,2회를 간신히 넘겼다. 2회에는 1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병살타로 잘 넘어갔다. 하지만 4회초 베테랑 양준혁에게 몸쪽 139㎞ 직구를 던지다가 우중월 1점 홈런을 두들겨 맞은 뒤 무너졌다. “제일 상대하기 힘든 타자가 될 것 같다”는 박한이와 김창희에게 연속 2루타, 박정환에게 좌전안타를 내주면서 2점을 추가로 허용했다.
타선이 4회말 상대실책을 묶어 동점을 만들어줘 김광현은 패전의 멍에는 쓰지 않았다. 4이닝 8피안타 2탈삼진 3실점. ‘제2의 류현진’이라는 평가를 받는 신인투수치곤 다소 실망스런 데뷔전이었다. 김광현은 “첫 등판이라 그런지 마운드에 올라가니 볼이 내 마음대로 안 갔다. 직구가 마음먹은 대로 안 갔고, 변화구도 생각만큼 안 떨어졌다. 다음에는 정말 열심히 던져야겠다는 오기가 생긴다”고 첫 등판소감을 밝혔다. 경기는 5-5에서 8회초 터진 진갑용의 1점 홈런으로 삼성의 승리로 끝이 났다. 7회 구원투수로 등판한 권오원(28)은 2002년 프로데뷔 후 첫 승리투수의 기쁨을 맛봤다. 에스케이는 5-5 동점을 만든 6회말 2사 2루서 조동화의 좌전 안타 때 2루주자 박정권이 홈으로 뛰어들어오다가 삼성 좌익수 심정수의 빨랫줄같은 홈송구로 비명횡사한 게 컸다.
사직구장은 롯데의 개막 3연승 덕에 경기시작 10분 전인 오후 6시20분에 3만석이 매진됐지만, 롯데는 엘지(LG)에 발목이 잡혔다. 광주에서는 김시진 현대 감독이 기아(KIA)와 연장 10회 접전 끝에 3연패 뒤 간신히 감독 데뷔 첫 승을 올렸다. 잠실 한화-두산전은 우천으로 연기됐다.
인천/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SK 김광현
10일 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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