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10일) 엘지(LG) 선수단은 사직구장을 떠나면서 각종 쓰레기를 뒤집어썼다. 김재박 엘지 감독은 “물병은 물론이고 김밥까지 날아오더라”고 전했다. 한 롯데팬은 선수단 버스 앞에 드러눕기까지 했다. 롯데가 무더기 실책(6개)으로 패한 뒤였다. 어제(11일)는 엘지 선수단이 박수를 받으면서 운동장을 떠났다. 롯데가 뒤집기쇼를 벌였기 때문이었다. 롯데가 지고 이기느냐에 따라 사직구장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사직구장은 롯데의 안방 개막전이 열린 10일 3만명 매진을 기록했고, 11일에는 1만2675명이 찾았다. 12일에도 1만1089명의 팬들이 야구장에 모였다. 평일임에도 꽤 많은 수다. “전날 경기를 이기면 평균 5000명 이상은 찬다”는 강병철 롯데 감독의 말이 맞았던 셈. 팬들은 1회 시작부터 ‘부산갈매기’,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을 부르며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점수차가 0-7로 벌어져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롯데가 안방 개막 3연전 동안 불러모은 관중 수는 총 5만3764명. 현대가 지난 한 시즌 동안 수원구장에 끌어들인 관중(12만6385명)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하지만 경기 내용을 보면 3경기 동안 나온 실책이 무려 9개. 롯데는 원정경기였던 현대전 3연승으로 상승세를 타다가 정작 안방에서는 어이없는 실책 탓에 엘지를 상대로 1승2패에 그쳤다. 흥행몰이 기회였지만 안방 팬들 앞에서 쏟아져 나온 실책이 아쉽기만 했다. 부산/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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